▲ 이성택 원로교무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如來- 有佛眼不아 如是니이다 世尊이시여 如來有佛眼이니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냐? 여래가 불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불안이 있나이다."

부처님 눈이라는 것은 중생을 위해 크게 자비롭고 크게 슬퍼하는 대자대비의 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대각여래위에서 얻을 수 있는 눈이다. 대자(大慈)는 잘하는 사람에게는 크게 사랑해주고 칭찬해주고, 대비(大悲)는 잘못하는 사람에게는 크게 걱정해주고 잘 인도해 주는 것을 말한다.

보통 사람들은 능력 유무에 따라 상대심(相對心, 자타를 나누는 마음)이 나오는데 부처님은 늘 절대심(絶對心) 평상심(平常心)을 유지하는 분이다.

금강경 14분에서 오어(眞語,實語,如語,不誑語,不異語)가 나오는데 이는 계정혜 중에서 계(戒)를 중심으로 말씀하신 것이고, 여기에서 오안은(肉眼,天眼,慧眼,法眼,佛眼) 지혜 밝혀가는 순서를 설명하신 것이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如恒河中所有沙를 佛說是沙不아 如是니이다 世尊이시여 如來說是沙니이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如一恒河中所有沙하야 有如是沙等恒河어든 是諸恒河所有沙數佛世界-如是寧爲多不아 甚多니이다 世尊이시여!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냐? 저 항하 가운데 있는 모래를 부처가 설한 일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 모래를 설하셨나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냐?
"한 개의 항하 가운데 있는 모래 수 같은 항하가 있고, 이 항하들에 가득찬 모래 수대로 부처의 세계가 있다고 하면 정녕 많다 하겠느냐?" "심히 많나이다. 세존이시여!"

그 동안 〈금강경〉에서 비유를 들 적에 물질적인 칠보보시, 몸보시, 신명보시의 예를 들어 오다가 오안을 설명한 후 지혜가 열리기 되니 부처의 세계 즉, 마음세계에 비유하신 것이다.

한 생각이 떠오르면 한 세계가 건설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육도사생의 생각이 다 다르니 마음 세계는 무량한 것이다.

심(心)은 의식의 흐름으로 불교와 원불교는 의식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며 그것을 일러 마음 혁명이라 한다. 어떻게 마음 혁명을 일으킬 것인가? 대표적인 방법이 유무념 공부이다.

여래의 이 오안도 마음의 흐름을 보는 것이다. 내가 바르게 흘러가는지 그르게 흘러가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오안이며 불교요 원불교며 마음 혁명을 하자는 것이다.

佛이 告須菩提하사대 爾所國土中所有衆生의 若干種心을 如來- 悉知하나니 何以故오 如來說諸心이 皆爲非心일새 是名爲心이니 所以者何오 須菩提야 過去心도 不可得이며 現在心도 不可得이요 未來心도 不可得이니라.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저 국토 가운데에 있는 중생의 여러가지 마음을 여래가 다 아나니 어찌한 연고인고, 여래의 말한 모든 마음이 모두 마음이 아닐새 이것을 마음이라 이름하나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고? 수보리야! 과거의 마음도 가히 얻지 못하며 현재의 마음도 가히 얻지 못하며 미래의 마음도 가히 얻지 못하니라."

삼심불가득에는 중국 덕산스님의 유명한 예화가 있다. 덕산스님이 풍향 땅 용담선사가 선풍을 일으킨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의 〈금강경〉 실력으로 이를 제압하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떠났다.

다 왔을 무렵 노상에서 떡을 파는 할머니를 만나게 되는데 그 할머니가 자신의 질문에 답을 하면 떡을 그냥 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스님이 받아드리자 질문을 한다.

"〈금강경〉에 보면 과거심 불가득 현재심 불가득 미래심 불가득이라고 했는데 너는 지금 점심을 먹으려 하는데 어느 마음에 점을 찍겠는가?"하는 것이다.

여기에 덕산스님은 말문이 막혀 되돌아가 다시 치열하게 구도를 했다는 이야기다.

기숙사 사감 시절 학생들과 함께 성지순례를 하면서 월명암을 지나게 되었다. 당시 월명암에는 스님들이 하안거(夏安居) 중이었다. 점심 무렵 도착하여 법당 참배를 하고 쉬고 있는 방장으로 계신 입성스님에게 법문을 부탁하였다.

스님은 가사를 두루고 앉아서 "여러분이 월명암에 올라 왔는데 몸이 들어서 왔냐? 마음이 들어서 왔냐?"하고 질문을 하였다.

그 중 학생 한명이 "스님은 법문을 마음이 들어서 합니까? 입이 들어서 합니까?"하고 대답하였다.
그 말을 하자 입성스님이 "할!"하고 소리를 쳤다.
이 뜻은 '대답하기 전에 너의 마음자리를 돌아가 보아라!'라는 뜻이다.

과거는 참고 하되 얽매이지 않고, 현재 이 순간은 늘 깨어 있고, 미래를 준비 하되 잊어버려야 한다.
지나간 과거 일을 마음에 묻어 두고 사는 사람이 많은데 그러한 것들은 모두 업이 되어 버린다.

과거를 잊고 놓아 버리고 사는 사람은 지혜가 솟아오른다. 이러한 공부는 유무념으로 해야 한다고 대종사께서 말씀했다.

유무념 공부는 내 마음을 챙기는 공부다. 과거일이 생각나면 망념인 줄 알고 챙기고, 아닌 마음이 나오면 멈추는 유념 공부로 챙기고 챙기면 나중에는 자연히 없어진다.

멈추고 챙기는 마음을 오랫동안 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챙겨지게 되고 나중에는 챙긴다는 마음도 없게 된다.

이것이 불가득 마음이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하고자 하는 데로 되지 않을 때 생기게 된다. 불가득이 되면 마음의 자유를 얻게 되고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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