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 서광덕 교무/통영교당
조직은 살아있는 유기체에 비유된다. 유기체로서의 조직은 발전적 진화를 지속할 때 존재가치를 갖게 된다고 한다.

경쟁력 있는 강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의 품질관리,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 조직 구성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한다. 교단의 특성과 요구조건이 무엇이든 간에 현실에서 교단 조직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누가 언제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교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첫째, 교화 전략실행에 교단 구성원 모두가 집중되어져야 한다. 구성원 개개인이 교단의 목표를 자신의 목표와 일체화시키는 실천적 의지가 전교단적으로 공유될 때, 교화가 성장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교단이 현실에 바탕을 두고 현재와 미래의 변화를 교화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교육과 훈련이 강화되고, 정보의 공유와 유통이 교단 내에서 신속하고 자유롭게 이루어지도록 시스템화 하여야 한다. 셋째, 교단 구성원들로 하여금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교단의 발전 속에서 자아실현을 맛볼 수 있도록 노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넷째, 교단의 비전과 조직문화가 정립되어야 한다. 교단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공유된 교단문화와 행동양식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한 수평·수직간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는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80년대말 공산주의의 몰락을 바라보면서 경쟁 및 인센티브 결여, 동기부여 결여, 자율과 개성의 무시를 몰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들을 한다. 이것은 교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쟁과 인센티브가 결여되고,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가 없으며, 자율과 개성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교단도 정체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실무적으로 조직진단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의 신체에 질병을 살피는 것처럼 조직도 문제점을 찾고 그 개선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원불교는 대종사로부터 비롯되며 대종사의 정신이 조직에 나타날 때 원불교의 조직 문화가 될 것이다. 대종사는 모든 차별을 철폐하고 오직 지우차별만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우자의 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소수인 지자 의견을 우선시 한다. 예를 들면 중앙교의회에서 다수가 결의한 것이라도 소수인 수위단회에서 부결을 시킬 수 있다. 수위단회가 지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구나 교당의 조직도 같은 문화를 공유 하여야 할 것이다. 교구의 단장단이 수위단회와 같은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고, 교당에서도 단장단이 교당의 최고의결기구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대종사님은 서품 6장에서 '시방 세계(十方世界) 모든 사람을 두루 교화할 십인 일단(十人一團)의 단 조직 방법을 제정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이 법은 오직 한 스승의 가르침으로 모든 사람을 고루 훈련할 빠른 방법이니, 몇 억만의 많은 수라도 가히 지도할 수 있으나 그 공력은 항상 아홉 사람에게만 드리면 되는 간이한 조직'이라고 하셨다. 대종사님의 뜻이 교단의 문화라고 한다면 수위단원부터 9인이어야 한다. 그리고 종법사의 의중이 수위단원과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수위단원에서 항단 그리고 저단으로 전달이 되어야 한다. 교단의 주 조직이요 제일 중요한 핵심이 교화단인데 제일 상위단이 원칙에서 벗어났는데 하위단에서 원칙대로 하라고한다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또한 매달 항단회가 열려서 수위단에서 논의된 것이 저단으로 전달이 되고 저단의 의견이 수위단으로 전달이 되어야 목표의 공유가 될 것이고 구성원이 다함께 움직일 것이다. 원기 100년을넘어서 교단2세기를 향하는 시점에서 조직을 진단하고 개선을 검토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행정학을 하는 전문가의 말을 들으면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5~15명 정도라고 한다. 대종사님의 10인 1단이란 말씀은 진리적 관점이고 과학적 사고와도 일치를 한다. 그런데 수위단회를 비롯해 상위 교화단 조직은 1인이 30명 이상을 챙겨야 하기에 간이한 조직은 아니다.

교단의 중심조직은 법맥이 흐르는 교화단 조직이 계선(系線)조직이며 교정원이나 교구사무국 등의 행정조직은 계선조직을 돕는 참모조직이어야 한다. 그런데 행정조직을 교단의 중심조직이라 하며 교화단 조직은 친목조직으로 아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원불교는 2개의 조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분도 있으나 필자의 생각에는 그 운용을 바르게 하지 않음이라고 생각한다. 교단 100주년을 보내면서 밖으로 보여 지는 건축물도 중요하지만 교단의 조직을 진단하고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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