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 이상선 교무/안양교당
세상살이를 보며 나는 어찌 살까 고민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선생님이 되려고 공부를 열심히도 했다. 두꺼운 전공책속에서도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치 날 위해서 보여주시는 듯 빛이 보였다. 주인공을 만났다는 구절이다. 나도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에 도를 연마하고 덕을 닦아야 한다는 것에서 답이 보였다. 이유가 생긴 것이다.

나도 출가를 할 수 있었다. 출가를 해서 달려가야 할 목표도 보여주고 있었다. 처음과 마지막 한시 구절이 그것이다.

수많은 산봉우리를 밟아 산을 넘어 흔적 없는 주인을 만난 것은, 소태산 대종사가 어렵고 힘든 상황을 겪은 후에 드디어 일원의 진리를 깨쳤다는 것이다.

주인을 만났다는 것이 진리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리라. 우주 안에 편만해 있는 진리를 알아보고 이름하여 '일원상의 진리'라고 하였고, 진리를 알게 된 내가 도덕의 맥을 다시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일단을 표현함이다. '萬壑千峰踏來後(만학천봉답래후) 無俗無跡主人逢(무속무적주인봉)'

나에게 다시 묻는다. 속됨도 없고 흔적 없는 주인을 만났는지? 그 주인을 봤는지? 그 주인공을 보아야 하는데….
내가 그 주인공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미쳤다. 천지의 운은 자기가 받는 것이다.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니다.

바른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이 회상의 주인이다. 또 한구절의 한시에서 도덕의 맥을 이어갈 주인공이 해야 할 공부길이 보인다.

도덕의 맥을 잇기 위해서 소태산 대종사가 했던 것을 이야기해주며 우리에게 또한 무한히 부촉해줌으로 받는다. 도를 연마하고 덕을 닦으라 한다.

천번 만번 억만번 도를 연마하고 또 연마하며, 천번 만번 억만번 덕을 닦고 또 닦다보면, 도를 단련한 마음은 천봉우리의 달보다 빼어나고 덕을 닦은 몸은 만섬 실은 배와 같다.

일원상의 진리를 깨치니 천지 만물의 이치가 밝아지고 덕을 닦아 여래위에 오르게 되니 모든 중생을 다 포용 하더라는 메시지를 준다. '硏道心秀千峰月(연도심수천봉월) 修德身如萬斛舟(수덕신여만괵주)'

도를 연마하고 덕을 닦아서 각자가 처해 있는 그곳 그곳에서 주인공 되어 살아가야할 시대를 살고 있다.
도덕의 맥을 다시 이어준 소태산 대종사의 분화신들이니 말이다.

이른 새벽 익산성지를 향해 달려가서 만나고 왔다. 원불교 100주년에 출가 서원을 한 예비교무들이 새도반 훈련을 시작했다.

부모, 교무들의 원력과 본인의 서원으로 천지의 기운을 온통 받고 있었다. 소태산 대종사가 이어 줬던 그 맥을 우리가 다시 이어보겠노라는 구도 열정을 가지고 희망찬 출발이 시작되었다.

영산성지에서도 익산성지에서도 우리 예비교무들이….

모두들 새롭게 거듭나 이 세상의 희망을 다시 각자의 서원으로 쓰기 시작한 것이다. 대종사가 이루어 놓은 도덕의 맥을 앞장 서 잇고 있는 젊은 그들이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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