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 이상선 교무/안양교당
세계 각처에서 찾아올 손님맞이 준비를 하자니 그 현장, 금강산이 궁금했다. 수업까지 옮기며 꼭 가보고 싶은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86년 전 소태산 대종사가 9일 동안 유람하셨던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성자혼을 체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금강산에 올라 세계평화와 민족통일을 기원했고, 민족화해 생명평화를 위한 위령재에도 정성을 다했다.

8년 전 금강산 성적지 순례 때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장안사, 표훈사, 만폭동계곡, 마하연, 묘길상, 보덕암, 백화암부도, 삼불암, 울소까지 다녀왔다. 깎아 지른 수직의 절벽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는 암자 하나가 눈에 보이더니 그곳에 마음이 머물렀다. 내금강의 절경 보덕암으로 기억된다. 소태산 대종사가 기도하며 머물렀다던 그곳에서, 두 손을 모으며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던 소태산의 제자, 주인들 여럿이 함께였다.

천하의 명산 금강, 세계의 공원 금강산을 유람하고 소태산 대종사가 해준 말씀을 다시 새긴다. "금강현세계 조선갱조선(金剛現世界 朝鮮更朝鮮) 금강현세계 여래도중생(金剛現世界 如來度衆生) 이라." 금강이 세계에 나타나니 조선이 다시 새롭게 조선이 된다. 금강이 세계에 나타나니 여래가 중생을 제도한다는 것이다. 금강산이 세계에 드러나니 수행인들은 중생을 제도할 여래가 되어야 한다.

세계를 이끌어 갈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세계 사람들이 서로 다투어 금강산의 주인을 찾고 있다. 금강산이 세계에 드러나 세계인이 주목하니 주인 된 우리가 찾아오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먼저 하자.

한국을 알게 되면 한국의 도덕을 찾을 것이며 그리하면 원불교가 드러날 것이니 세계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외국에서 사람이 오면 한국의 도덕을 찾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도덕이며 이것은 원불교의 법이니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한국은 중앙종법사가 주재하고 각국에는 그 나라 종법사를 두어 금강산에 모여 회합한다"고 했다. 정산종사는 "금강산을 결복지(結福地)라" 했다. 주인된 우리가 금강산이 이름값을 하게 하자. 금강산을 한번 본 후 하나도 남김없이 다 거두어 왔으니 앉아서도 능히 금강의 산천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했던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이 새롭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 금강산이 설하고 있는 메시지를 읽는다.

오늘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9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취업, 주택, 인간관계, 희망, 건강, 학업포기한 세대)들이 겪는 청년실업, 전세난 등 2016년 현재 대두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어려움을 지옥에 비유한 신조어, '헬 조선'을 아는가? 지옥을 뜻하는 'hell'과 '조선'의 합성어로 대한민국이 살기 힘들고 희망이 없음을 풍자하는 말이다.

원불교100주년을 맞는 올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로 받아들인다. 실다운 희망을 이야기하자. 희망을 보여주자. 희망의 주인공이 바로 본인 스스로임을 자각케하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주인 될 사람이 자기 자리에서 주인 될 준비에 만전을 기하게 해보자. '주인'을 먼저 만나는 일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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