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 이상선 교무/안양교당
기다리던 단비가 내린다. 온 산하대지가 감사의 합창을 하며 화답을 한다. 우리도 나갔다. 고랑에 풀도 뽑으며 감나무 잎을 긁어내는데 엄지손만한 머우 순이 얼굴을 내민다. 긴 겨울을 잘도 이겨냈구나 싶다. 일감이 보이고 순서가 잡히니 나도 이제야 철이 좀 들었나보다. 때를 알겠다.

소태산 대종사는 철이 나서 알게 되면 공부에서도 사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말을 했다.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때를 몰라서 실패도 하고 고난을 겪으며 힘들어했지만 밝은 세상 새 세상에 맞는 새 교법을 내놓았으니 이 소식에 눈을 뜨면 된다고 응원해줬다.

'지금은 날이 밝은 줄을 모르고 깊이 자고 있으나 밖에서 만물이 기동하는 소리가 오래가면 반드시 그 잠을 깰 것이요'라고 믿어줬다. 대종사는 정법으로 날이 밝은 줄을 알리어 마음에 깨침이 생겨나오도록 해준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가 찾아온 제자들과 담소를 나누며 깨우쳐주고 싶어 한 말이다. "아침에 어느 곳을 지나는데 날이 이미 밝아서 만물이 다 기동하여 사방이 시끄러우나, 어떤 사람은 날이 밝은 줄을 모르고 깊이 잠자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찬바람과 얼음 속에 씨를 뿌리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여름옷을 그대로 입고 추위에 못 견디어 떨고 섰더라."

"어느 때가 되어야 백주에 잠자는 사람이 잠을 깨어 세상에 나오며, 얼음 속에 씨를 뿌리는 사람과 겨울에 여름 옷 입은 사람이 때를 알아 사업을 하겠나이까" 하고 대종사의 간절함을 짐작한 제자가 묻는다. "그 사람이 지금은 날이 밝은 줄을 모르고 깊이 자고 있으나 밖에서 만물이 기동하는 소리가 오래 가면 반드시 그 잠을 깰 것이요, 잠에서 깨어 문을 열어 보면 바로 날 밝은 줄을 알 것이요, 알면 일어나서 사업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 진리에 철이 나서 알면 할 것이고, 해낼 수 있다.

대산종사는 "은혜를 아는 것도 철이 들수록 달라진다. 어렸을 때는 어머니의 젖과 과자를 은혜로 알고, 조금 자라면 부모의 은혜를 알게 되며, 더 크면 국가와 세계의 은혜를 알게 된다.

그러나 더 큰 사람이 되면 진리에 철이 나서 사은의 큰 은혜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므로 큰 은혜를 발견하여 보은하는 사람일수록 대인이다"라고 챙겨줬다.

또 사람 사는 것이 널뛰는 것과 같다고 했다. 널 뛸 때 가운데 앉아 있으면 이쪽저쪽에도 기울지 아니하고 편안하나 양쪽 끝에 있으면 오르락내리락 하게 된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음양상승하는 도를 따라 흥망성쇠와 길흉화복과 빈부귀천과 고락영고의 변화하는 사이에서 널을 뛰게 된다.

그러므로 흥하면 항상 흥할 줄만 알고 흥에 빠져 흥청거리다가 망하게 되고, 망하면 항상 망할 줄만 알고 망에 빠져 정신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러니 흥할 때 망이 바로 따르고, 망할 때를 잘 넘기면 흥이 따른다는 것을 알아 흥망 어디에도 끌리지 말아야 한다.

철든 사람은 음양상승의 도를 보아 인간의 생로병사와 천지의 춘하추동과 우주의 성주괴공의 이치를 깨달아 일생과 영생을 잘 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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