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0주년 성업기념대회가 끝이 났다. 참으로 많은 사람이 동원됐고, 거금이 들었다. 교단과 재가출가 교도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해보았다. 익산이 아닌, 수도 서울에서 전교도가 모이는 대형 집회를 열고 싶어한 원을 이룬 것이다. 천지가 도와 날씨가 좋았던 것이 최대의 축복이었다. 법신불 사은과 소태산 대종사와 정산 종사를 비롯한 창립기 선진 열위의 호념의 은혜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00주년 성업기념대회도 끝이 났으니, 이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일까? 할 일을 찾아 망설이고 서성거릴 상황이 아니다. 발 등에 떨어진 불처럼 화급히 처리해야할 일이 있다. 바로 교화이다. 더 이상 느긋하게 100주년 성업기념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취해 있을 처지가 못된다. 교화 현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교당이 늘어난 수효만큼, 교화가 잘되지 않고 있다. 노령인구가 늘어나는 한국사회의 현실이 바로 반영되는 곳이 교당이다. 교당들마다 연세가 지긋한 교도들이 주를 이룬다. 젊은 교도를 만나기가 여간 쉽지를 않다. 어린이, 학생, 대학생, 청년 교화는 열악하기 그지 없다.

중앙총부 교정원도 이제는 교화다. 교화훈련부를 중심으로 교화 정책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성업기념대회를 어찌 열 것인가 고뇌하던 그 열정과 에너지와 재원을 교화 정책을 입안하고 전개하는 데 투여해야 한다. 어린이, 학생, 대학생, 청년, 젊은 층 일반교도 교화에 교단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 그래도 부족하다.

세상은 밝다. 참으로 투명하다. 종교 인구도 부풀리거나 속일 수 없다. 인구조사가 명명백백하게 뒷받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때는 종교인구가 전 국민의 배가 넘었다. 인구조사가 없을 때, 각 종교 집행부에서 보고하는 신자수를 그대로 합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보 통신이 고도로 발달이 되고, 인구 조사도 정확하다. 통계청에서 파악하는 종교인구도 크게 어긋남이 없을 것으로 본다. 허세가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된 것이다.

각 종단별 교도 수도 정부가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원불교 교도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각 종단에서 발표하는 부풀려진 교도수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실제 교도수를 훨씬 능가하는 각 종단의 발표는 무의미한 숫자 놀음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는 실력만이 통하는 밝은 시대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각 교구와 교당들이 나서야 한다. 교화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교화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법회를 잘 보아야 한다. 설교가 재미있어야 하고 유익해야 한다. 교당 법회가 법잔치로 풍성해야 한다. 교도들이 신명이 나야 한다. 신심이 나야 한다. 어깨춤이 절로 나야 한다. 자녀들을 교당에 자발적으로 데리고 오고 싶은 마음이 나야 한다. 신앙과 수행의 은택으로 삶이 행복해야 한다.

100주년 성업기념대회가 끝이 났다. 이제는 진정코 교화에 매진할 때이다. 재가출가 전교도가 새롭게 힘을 모아 올곧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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