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교직관으로 열정다해
경청하고 이해해주는 일 중요

▲ 전형도 교사/해룡중학교
학생들에게 가끔 꿈과 성공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나는 지금도 내가 꿈꾸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워도 힘든지 모르고 재미있게 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영광에서 줄곧 교사 생활을 하고 있다. 벌써 27년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생활하고 있다. 교직을 시작하고 3년까지는 가르치는 것이 무섭지 않았는데 3년이 지나고 나서는 모든 것이 무섭게 보였다. 수업이 끝나고 나올 때는 뒤통수가 뜨겁기도 했고, 학생들의 눈동자가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렇게 시작한 교직 생활은 하루하루를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이제는 확고한 교직관으로 열정을 다하고 있다.

학생부에만 계속 있다 보니 학생들에게는 내가 무섭게 느껴졌나 보다. 오래 전에 소풍을 갔는데 그때는 인근의 장소로 학부모들이 점심을 가져오곤 했는데 그때 어느 학부모 한분이 누굴 찾는데 가서 들으니 저승사자 선생님이 누구냐고 묻는다. 처음 듣는 별명이라 모른다고 했더니 이름을 대기에 나라고 했더니 웃는다. 인상하고 별명하고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때 얻은 별명이 지금도 불리워지고 있다. 그 영향으로 학생들 생활지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읍 단위의 학교라 해룡중학교에 가면 저승사자 교사가 있다더라 하는 입소문을 듣고 입학을 한다. 사립학교라 한 곳에 계속 있다 보니 그러한 입소문은 계속 이어 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년말에 반 편성을 하게 됐는데 2학년 반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소리가 난다. 나는 주로 3학년 담임을 많이 하고 있는데 우리 반에 배정된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곤 한다.

한 번은 반 배정을 하고 학년말 방학을 했는데 학생 집에서 전화가 왔다. 2명의 학생이 가출을 했다. 그 때에는 가끔 학생들이 가출을 하곤 했는데 우리 반에 배정된 학생들이 가출을 했다하기에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학생 집에 찾아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았더니 헛웃음만 나왔다.

담임이 나인줄 알고 무서워서 가출을 했단다. 부모님들과 어처구니가 없어 웃기는 했지만 학생들이 걱정이 되어서 여기 저기 확인을 해보니 서울로 갔단다. 그러기를 3일 지나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어찌했던 웃지 못 할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물론 2명의 학생들은 3학년에 진급을 해서는 오히려 학교생활에 열중하고 졸업식 날은 고맙고 감사하다고 큰 절을 하고 교정을 떠났다.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었지만 졸업 후 텅 빈 교실을 둘러보면 매년 눈시울이 뜨겁다.

졸업생들은 보게 되면 하는 말이 지금도 많이 혼내십니까? 라는 질문 아닌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이러다 보니 학생부장은 몇 년 하지 않았는데 학생들은 내가 처음부터 학생부장으로 알고 있다. 지나가기만 해도 몸들을 움츠린다.

물론 무조건 혼내는 것이 아니라 원칙에 어긋나는 학생들을 많이 혼낸다. 물론 미워하지는 않는다. 그러하니 졸업 후에도 학교에 찾아와 제일 많이 인사를 하곤 한다. 이러한 생활지도를 누가 시켰더라면 못했을 것이다. 어느 때는 학부모와 싸우기도 하고, 어느 때는 와이셔츠가 찢기는 일도 당한다. 이러한 일들을 겪을 때는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금도 재미있게 생활한다.

내가 타고 다니는 차가 있는데 학생들이 이름을 지어줬다. 전차(全車)라고 한다. 지역이 좁으니까 어느 때는 식구가 운전을 하고 나가면 멀리서 학생들이 차만 보고는 무조건 절을 한다. 그러면 집에 와서는 얼마나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무섭게 하면 차만 보고도 절을 하냐고 웃는다.

학생들에게는 무조건 지시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면 많이 변하리라 본다. 물론 나도 처음부터 학생들 말을 먼저 들은 것은 아니고 행동하고 난 후에 말을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부터는 말을 먼저 듣고 행동한다. 학생들은 찰흙 같다고들 한다.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성격도 인성도 변하리라 본다. 학생들을 너무 쉽게 서두르거나 단정하지 말고 옆에서 조금은 떨어져서 바라보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인농(人農)이라는 말을 생각하며 학생들에게 온갖 정성을 기울일 것이며,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사로서 생활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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