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학문이란 본디 어떤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워 익히거나 또는 그런 지식을 말하는데, 오늘날에는 그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사람이 한평생 학문만 한다해도 '모든 학문'을 하기 어려운데, 소태산은 왜 '모든 학문을 준비하라'고 했을까?

원불교는 기성종교 교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큰 특징이 있는데, 바로 도학·과학의 병진이다. 소태산은 길룡리 간석지 방언 일을 하는 제자들에게 "우리가 건설할 회상은 과거에도 보지 못하였고 미래에도 보기 어려운 큰 회상이라"며 "그러한 회상을 건설하자면 그 법을 제정할 때에 도학과 과학이 병진하여 참 문명 세계가 열리게 하며, (중략) 모든 점에 결함됨이 없이 하려함에 자연 이렇게 일이 많도다(〈대종경〉 서품8)"고 했다.

또 "안으로 정신 문명을 촉진하여 도학을 발전시키고 밖으로 물질 문명을 촉진하여 과학을 발전시켜야 영육이 쌍전하고 내외가 겸전하여 결함 없는 세상이 되리라(〈대종경〉 교의품31)"며 도학만이 아닌 과학도 함께 발전시켜야 하는 중요성을 부연했다. 소태산은 참 문명세계가 열리는 미래 세상과 종교는 과거 종교처럼 과학을 부정하고 도학만 숭상해서는 안되며, 도학·과학을 고루 병진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사람이 잘 사는 문명세계를 열어갈 수 있다는 핵심 가치를 내다본 것이다.

따라서 원기1년 소태산 대종사가 대각 이후 최초 설법한 최초법어에서 '시대를 따라 학업에 종사하여 모든 학문을 준비할 것이요' 표현은 단순히 모든 학문을 섭렵하라는 것이 아닌, 도학·과학을 병진하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미국에 건너간 불교가 과학을 만나 꽃 피우게 된 것은 도학·과학 병진의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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