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자의 삶

▲ 김태인 원무/어양교당
학창시절에 배웠던 원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 'S=πr2'를 누구나 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이 공식이 π는 '자신의 서원과 신앙심'이며 r은 '관계(relation)'로서 나에게 특별한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고 있다. 나의 서원을 향한 정진(π)과 법연(r)2이 커질수록 원의 넓이가 넓어져 큰 교화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은 일반적 수학공식에서 나의 원무로서 특별한 가치를 가진 교화의 공식이 됐다.

재가교역자들은 자신의 성업봉찬과 정진 수행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교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정진, 기도정진, 의두정진, 유·무념정진의 4정진을 속 깊게 하여 자신의 생활이 타인에게 감응으로 전해지고 그 사례들도 알려서 나도 정진을 해 사은님의 위력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교도들에게 전해야 한다. 내게는 지난해에 개인적인 건강문제와 집안의 사고 등을 4정진으로 잘 넘겼던 사례를 발표하는 기회가 여러번 주어졌는데 교도들은 우리가 생활 속에서 겪고 있는 공부담이기 때문에 많은 공감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재가교역자들은 자신의 생활 속 사례를 실천하고 발굴하여 교도들에게 알리는 교화자로서 역할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요즘은 가슴 설레이는 서원이 한가지 생겼다. 삼동인터내셔널을 통해 알게 된 네팔, 몽골, 카자흐스탄, 미얀마에서 한국에 인연도 없이 공부하러 온 4명의 청년들이 어양교당 청년회에 다니고 있다. 그들에게 한국에서 수학이 끝나면 원불교학과에 입학하거나 원무가 될 수 있도록 교화대불공하여 고향으로 돌아가서 원불교 교화를 할 수 있는 인재로 키우자는 것이 서원이다. 스승님께서는 '인연에는 법연과 혈연이 있는데 영생을 놓고 보면 법연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다.

이들과 대화를 통해 느낀 점은 '법연을 찾아 먼 나라에서도 100년 안에 왔구나' 하는 생각과 어려운 법문을 잘 알아듣고 원불교를 마음깊이 이해하려는 자세가 너무도 기특해 '활불로 양성해야겠다'라는 마음이 들게 된 것이다.

5월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에 세계 청년들과 함께 했기에 더욱 감동스러웠다. 교전을 10개국으로 번역하고 각 나라에서 축하 메세지를 영상으로 보내오는 행사를 보면서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가족, 세상은 한 일터' 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 이제는 세계교화 시대이다. 세계의 기운이 동양으로 집중되고 그 중심에 한국이 있음을, 한국의 중심에는 한국 종교인 원불교가 있다. 재가교역자들은 이러한 주세교단에 대신성, 대합력, 대봉공 정신을 사무여한의 마음으로 계승실천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어양교당은 원무가 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원무를 배출한 교당이다. 독경, 여성회 문화활동, 어린이교화, 청소년교화, 신입교도 훈련, 법회의식 진행, 항단장 훈련 진행 등을 원무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특히 신입교도 훈련은 원무들이 신입교도들에게 필요한 주제를 한가지씩 가지고 돌아가면서 법회를 진행하는데 훈련을 마친 교도들은 원불교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서 정착률이 90%가 넘는다. 원무들의 이러한 역할이 교화활동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직장 교화와 교당 역할에 모범사례가 되고 있어 다른 교당에도 많이 확산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출가교화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교도들이 여러분야의 원무를 지원해 재가교화 인력이 함께 활동했으면 하는 염원도 가져본다.

원무활동은 부담되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보람되고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받은 은혜에 보은하는 일임을 알기에 앞으로 더 많은 후진 원무님들과 교화대불공 하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