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 이상선 교무/안양교당
원기69년(1984) 한국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환영식에서 대산종사는 세계 평화 3대 제언을 했다. 심전계발 훈련, 공동시장 개척 그리고 종교연합 창설이 그것이다. 나는 이 해에 출가서원을 세웠다. 어디로 가는 것인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한다는 것인지? 출가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가? 쏟아지는 지인들의 물음에 내가 한 답변이다.

"종교연합 UR(United Religions)을 제창한 원불교에 대해 들었지 않느냐? 그 원불교로 공부하러 간다"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항구적인 국제평화와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결성된, 유일한 범세계적인 국제연합 UN(United Nations)은 잘 알고 있지만 UR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다고 했다. 금시초문들이었다.

UN이 있다. 그런데 UR을 이야기한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산종사가 종교연합 창설을 제안하며 이어서 해주신 법문이다. "종교의 목적은 하나이므로 천주교에서 천심을 길러 천국을 만드는 것이나, 불교에서 자비심을 길러 불국을 만드는 것이나, 유교에서 성심(聖心)을 길러 성세(聖世)를 만드는 것이나, 도교에서 도심(道心)을 길러 도국(道國)을 만드는 것이나, 원불교에서 원심(圓心)을 길러 원만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표현은 달라도 본래 이념은 다 같은 것이므로 우리가 합심하여 세계 평화를 이루고 전 인류를 구원하는 일에 노력합시다"라고 했다.

소태산 대종사의 일원주의와 정산종사의 삼동윤리(동원도리·동기연계·동척사업)를 바탕으로 하는 '하나의 세계'실현을 위한 대산종사의 경륜을 세상에 선언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원기50년(1965)에 6대종교연합회에 참가하면서 종교연합운동을 주창했고, 원기55년(1970)에는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1회 세계종교자평화회의(WCRP)에서 세계종교연합기구(UR) 창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원기77년(1992)에는 UN NGO가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교황을 만나 세계 종교연합기구 창설을 제안해 오늘을 맞는다.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내한한 윌리엄 빌 벤들리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 사무총장과 딘 삼수딘 아시아 종교인평화회의(ACRP) 의장이 원불교 경산종법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원불교와 세계종교인평화회의가 더욱 파트너십을 강화해 종교의 다양성을 담아냈으면 좋겠다"고 했으니 종교연합, UR 시대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삼세 제불 제성의 깨치신 바 진리가 하나임을 알아야 한다. 석가모니 부처가 깨친 여래자리나 노자가 말신 자연지도(自然之道)나 공자가 밝힌 태극이나 예수가 가르친 하나님이나 대종사가 밝힌 일원의 진리가 다 그 이름은 각각 다르나 그 근원은 하나로 동원도리임을 깨쳐 정각정행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모든 성현들이 깨친 진리를 바르게 깨달아야 바른 행이 나올 것이며 크게 깨달아야 큰 행이 나오는 이치를 알아 하나의 근원으로 이루어진 대진리관을 확립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더불어 세계평화를 위해 함께할 의지를 모으는 일이리라. 그래서 인류의 정신과 육신의 무지·빈곤·질병을 물리치고 다함께 평화로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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