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서양 속담에 '빵에 맞춰 국을 준비하라(To make your soup according to your bread)' 또는 '옷감에 맞춰 옷을 재단하라(Cut your coat according to your cloth)'는 말이 있다. 모두 '분수에 맞게 살라'는 말로써 분수란 '자기 신분에 맞는 한도'를 뜻하며 반대 의미는 그 이상을 탐내는 과분한 욕심이다.

소태산은 이러한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을 크게 중요시했다. 원기 원년에 설한 최초법어 수신의 요법에서 '정신을 수양하여 분수 지키는 데 안정을 얻을 것이며~'라고 직접 표현했고, 이후 <정전> 정신수양의 목적에서는 사람이 분수를 지키지 못하는 원인에 대한 설명과 그 폐해 종류를 자세히 밝혔다. 즉 '아는 것과 하고자 하는 욕심'을 절제하지 못하여 분수를 스스로 잃게 되면, 이 때부터 모든 고해가 비롯된다는 것이다.

정산종사도 "오욕 자체는 좋고 나쁠 것이 없으나 분수 이상의 욕심을 내면 죄고로 화하고, 분수에 맞게 구하고 수용하면 그것이 세간의 복락이니라(<정산종사법어> 응기편22)"고 했다. 오욕이 죄고가 될지, 복락이 될지는 '분수'에 맞는지 아닌지가 결정한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정산종사는 일을 당해 시비를 가리는 기준으로 '분수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한울안한이치>일원의진리49)'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수는 개인뿐 아니라 지도자에게도 중요하다. 소태산은 "부귀와 권세를 탐하여 마음을 잊어버리는 사람은 장차 집이 패하고 몸이 망할 뿐 아니라, 국가나 세계의 영도자가 그러하면 그 화가 장차 국가와 세계에 미친다(<대종경> 인도품53)"고 했다.

누구든지간에 자기 분수를 우습게 보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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