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주 교도/정토회교당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써 전국의 박물관, 미술관, 영화관, 극장 등의 문화시설이 입장료 할인, 개관시간 연장 등을 통하여 국민으로 하여금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4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다. 전국의 문화시설을 할인 혹은 무료로 이용을 할 수 있으며, 직장인들의 경우 퇴근 후에도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야간개방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래서 서울 등의 대도시에는 직장에서 회식 후에 공연 및 특별전 관람을 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09년의 경우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다가가는 박물관, 미술관'의 슬로건을 내세우며 전국적으로 많은 전시회가 열렸으며, 각 박물관을 대표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가족단위, 친목단체 등의 여러 모임과 단체들이 문화체험을 하고 스스로 문화인임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던 해였다.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행사 이후에는 체험프로그램에도 변화를 가져오게 되어, 전시유물의 스템프를 찍고 관람이 주가 되었는데 박물관·미술관에서 학예사, 교육사를 배치하여 전시물과 연계한 교과과정 연계 프로그램, 학습지, 시청각 교재를 계속 연구개발하고 있다. 체험프로그램 방향을 창의, 인성, 진로, 적성 등을 고려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체험자들에게 인문학적 소양, 역사의식의 함양, 건전한 문화시민 육성, 성숙한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원불교역사박물관은 어르신, 차상위계층, 지역아동센터, 다문화가정 등의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민화, 단청, 한지공예, 도자기 체험, 문화답사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참여자들에게 해마다 문화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걸 인식하여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2016년 5월 '문화가 있는 날'의 행사에는 한국 전통문화학교 신익창 교수를 강사로 모시고 원불교역사박물관 교육실에서 7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을 진행하기에 앞서 도자기를 만드는 점토를 손끝에서 느껴볼 수 있도록 하여 감각을 키우도록 하고, 손끝의 체온으로 점토가 갈라지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점토의 샘플을 보이면서 점토에서 초벌구이, 유약을 처리한 후에 소성될 때 산화와 환원의 작용으로 인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니 서로 흙의 느낌도 이야기하고 선생님과 질문 대답이 점점 많아졌다. 도자기를 만드는 점토를 느끼고, 점토가 구워지고 소성되는 과정을 느끼고 나면 본격적인 체험을 진행하게 된다.

프로그램의 주제는 초벌구이를 한 후 화장토를 입힌 굽다리 접시의 모형을 하고 있는 향로에 체험자들이 소나무, 연꽃, 산, 전통한옥 등의 무늬를 시문한다. 체험자들이 순간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못 긁는 소리만 들리는데, 어떤 무늬를 그릴지 활동지에 그림을 그려보고 교수님과 보조강사에게 내가 그린 무늬가 어떤지 어떻게 하면 잘 나타낼 수있는지 질문을 한다. 각자의 원하는 무늬를 새기고 나면 화장토가 벗겨지지 않도록 고정액을 분무하여 화장토가 벗겨지지 않도록 처리를 하고 마지막으로 서늘한 곳에서 건조를 시킨다. 고정액 처리 작업 및 건조과정은 박물관 야외에서 진행이 되는데, 이때 각자가 만든 작품을 보고 보람을 느끼고, 서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체험을 시작하기 전에 신익창 교수는 "늘 잘하고 못하는 것이 없다. 자신의 성의껏 하면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다"며 이것은 평가하자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을 말해주면서 모두가 스스로를 표현하고 자신감을 갖도록 이끌어 준다. 이것이 바로 표현과 소통의 시작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도록 하며 자신감에 바탕한 창의력으로 다양한 표현들이 나올 수 있다. 또한 나를 표현하는데 자유로운 만큼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는데 있어서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포용력과 소통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여한 한 사람 한사람이 각자의 소중함을 느끼고 서로의 소중함을 배우면서 공동체의 배려와 소통을 키워나가는 원만한 인격을 키우는 기회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소태산 대종사의 경륜은 원불교 교리속에서 마음공부로 실현이 되고 있는데, 정신개벽의 길은 내가 근무하는 이곳 박물관에서 문화 예술의 방법으로서도 실현이 되고 있음을 느끼면서 하루 하루 보람과 은혜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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