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의 힘

▲ 김대준 교도/구포교당
바다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닌 부산의 해안선은 302.2km에 이른다. 이는 국토해양부의 산출기준에 의해서 도서지역 자연해안 뿐만 아니라 방파제, 부두 등 인공해안도 포함해 산정한 것으로 부산에서 직선거리로 수원을 지나 거의 과천에 이르는 거리다. 그러한 해안은 해운대나 광안리, 송도와 같은 내로라하는 해수욕장이나 달맞이 길, 흰여울길, 청사포구, 이기대, 신선대, 태종대, 몰운대, 다대포와 같은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 경제와 직결되는 무역항으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부두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산항은 강화도 조약 이후 1876년 2월26일(고종 13년) 개항 당시만 해도 한가하고 고즈넉한 어촌에 불과했다. 그랬던 부산항은 개항 14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일제강점기 조선 수탈의 항으로 화륜선이 드나들고, 징용자의 가족에게 한을 남기고 관부연락선이 떠나고, 6.25 한국전쟁 시에는 군수물자와 구호물자가 들어왔고, 월남 파병 시에는 맹호부대, 청룡부대, 백마부대 등 젊은 피를 싣고 이역만 리 타국으로 떠났다.

한마디로 근대 역사를 축약하고 있는 부산항은 어촌 정도의 작은 항구에서 매립과 축조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과 같은 골격을 갖췄으며 국제무역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기존의 3, 4, 5부두와 중앙부두 개축과 더불어 7, 8부두와 연안여객부두, 국제여객부두가 조성됐다. 6부두가 신축되는 등 현대식 부두와 하역장비를 갖춤으로써 고도성장을 거듭하였고, 신선대 컨테이너부두와 감만부두 등 컨테이너 전용부두를 조성, 명실상부한 국제무역항으로 변모했다.

여기에 2006년 1월 부산 신항이 개장하면서 성장의 동력은 날개를 단 격이 되었다. 이후 신항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면서 급성장은 물론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시설을 갖추었기 때문으로 올해만 해도 2천만 TEU 처리를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부산시는 더 나은 도약을 위해 부산항이 유라시아 관문이자 국제교류와 창조경제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부산항 관련기관과 시민, 사회단체가 함께하는 '제2의 개항'을 선언했다.

이는 낙후된 북항 일대를 명품 글로벌 해양 도시로 탈바꿈시키려는 청사진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장기적인 미래 비전인 '유라시아 출발 도시 부산' 설정은 향후 30여 년을 내다보는 것으로 국제교류 도시축, 창조경제 중심축, 게이트웨이 연계축 등 3개 기능별 중심축을 갖춘 명품 항구로 거듭나는 것은 부산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경관과 함께 역동적으로 발전해온 해양문화의 일환이다.

그러한 북항의 국제교류 도시축은 해양 비즈니스와 마이스. 즉, 회의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를 직접 유치하는 등 국제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높일 예정이다. 여기에 창조경제 중심축은 서로 상호 작용을 통하여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을 모아 해양산업 클러스트를 갖춰 고부가 가치를 극대화하는 신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끝으로 게이트웨이 연계축은 항만과 철도 공항을 잇는 교통연계성을 높이는 것이다. 여기에 크루즈, 해양관광, 바다와 접한 친환경 워터프런트 등 시민의 삶에 좀 더 친근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부산의 해양문화는 생활양식 전반에 끼친 영향이 되는 도시 공간이나 문화예술, 지역 축제나 이벤트 등을 통해서 알 수 있는데, 부산의 도시 형성이나 특성은 일제강점기에 도시가 형성되었다는 점과 근대 세계의 변화와 무관치 않는 것으로 그 정체성의 문화는 가장 부산다움에 있다. 하여 부산의 부산다움은 부산에 내재한 최고의 가치인 무역항의 부두와 무관치 않는 자부심이 바로 부산의 해양문화이며, 그 해양문화가 가장 크고 강력하고 역동적인 부산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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