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빛내는 정전

▲ 김준영 교무/벤쿠버교당
실제 명상이나 좌선을 시작하려면 생각보다 방법이 다양합니다. 겉보기엔 똑같이 앉아 있는 것 같지만, 그 앉아있는 방법엔 차이가 많죠. 원불교 좌선의 핵심은 '단전주'입니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앉되, 마음과 기운을 단전에 주하는 거죠. 그 구체적인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방석을 깔고 양쪽 무릎이 바닥에 닿도록 편안하게 앉은 후에 머리와 허리를 곧게 하여 자세를 바르게 합니다.
2. 온 몸의 힘을 단전에 툭 부려서 한 생각이라도 어디에 머물거나 집착하는 바가 없이 오직 단전에 기운 주해있는 것만 대중을 잡습니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마음과 기운을 단전에 머물게 하는 거죠. 만일 방심이 되면 그 기운이 풀어지므로 다시 마음을 챙겨 기운 주하기를 잊지 않도록 합니다.
3. 호흡을 고르게 하되,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하고,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 합니다.
4. 눈은 항상 뜨는 것이 졸음이라는 마구니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정신 기운이 상쾌하여 눈을 감아도 잠에 빠져들 염려가 없을 때에는 감아도 됩니다.
5. 입은 항상 다물고 공부를 오래하여 수승화강(水昇火降: 신체 내에 물기운이 오르고 불기운이 내리는 현상)이 잘 되면 맑고 윤활한 침이 혀 줄기와 이 사이로부터 계속하여 나오게 되는데, 그 침을 입에 가득히 모아서 가끔 삼켜 내립니다.
6. 정신은 항상 적적(寂寂:아주 고요함)한 가운데 성성(惺惺:아주 초롱초롱하게 분명함)함을 가지고 성성한 가운데 적적함을 유지하며, 만일 잠에 빠져들면 새로운 정신을 차리고 번뇌나 망상에 흐르면 다시 바른 마음 상태, 그러니까 단전에 마음과 기운 주해있는 그 상태로 돌이켜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본래 면목 자리에 머무릅니다.
7. 처음으로 좌선을 하는 사람은 흔히 다리가 아프고 망상이 일어나는 것을 괴롭게 여길 수 있는데, 망념이 일어날 때에는 다만 망념인 줄만 알아두면 망념이 스스로 없어지므로 절대로 그것을 성가시게 여기거나 낙망하지 않도록 합니다.
8. 처음으로 좌선을 하면 얼굴과 몸이 개미 기어 다니는 것과 같이 가려워지는 수가 혹 생길 수도 있는데, 이것은 혈맥이 관통되는 증거라 함부로 긁거나 만지지 않도록 합니다.
9. 좌선을 하는 가운데 절대로 이상한 기틀과 신기한 자취를 구하지 말며, 혹 그러한 경계가 나타난다 할지라도 그것을 다 요망한 일로 생각하여 조금도 마음에 걸지 말고 대수롭지 않게 그냥 간과하도록 합니다."

(〈정전〉 제3수행편, 제4장 좌선법)

"이렇게 좌선을 오래 오래 계속하면 마침내 물아(物我:외물과 자아, 객관과 주관, 너와 나)의 구분을 잊고 시간과 처소를 잊고 오직 원적무별(圓寂無別:두렷하고 고요하여 일체의 분별이 끊어진 상태)한 진경에 그쳐서 다시없는 심락을 누리게" 되죠.

좌선과 같은 수행은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하루 아침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표준을 잘 잡고, 하고 또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단 관심을 갖고, 실제로 실행을 해보면서 잘 모르는 사항이나 의문점이 발견되면 지도인의 지도를 받으면서 수행을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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