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소태산 대종사는 외정정이란 '동하는 경계를 당할 때에 반드시 대의를 세우고 취사를 먼저하여 망녕되고 번거한 일을 짓지 아니하는 것으로 정신을 요란하게 하는 마의 근원을 없이하는 것'(<대종경>수행품19)이라 했다.

참다운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이 목적인 외정정과 내정정에서 '정신을 요란하게 하는 마의 근원'을 미리 방지하는 외정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마의 근원을 없이 하는 것이 반드시 일을 짓지 않는 것만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소태산은 '하늘이 도를 행하면 하늘의 은혜가 나타나고, 땅이 도를 행하면 땅의 은혜가 나타나고, 사람이 도를 행하면 사람의 은혜가 나타난다'(<대종경>인도품2)며 떳떳이 행하는 것이 덕이 나타나고 화함을 일으켜 한 가지 극락에 안주하게 이른다 했다.

비유하자면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도 마의 근원을 방지하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생명을 지키고 살려나가는 상생의 길을 떳떳이 행하는 것도 참다운 안정 얻는 길이 된다는 것이다.

맹자는 군자삼락(君子三樂) 가운데 '우러러보아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굽어보아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다(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고 했다. 마음가짐에 있어서나 행동에 있어서나 양심에 아무 부끄러울 것이 없는 대장부의 공명정대한 심경을 나타낸 말이다. 외정정의 목적과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또 맹자가 고자(告子)의 부동심(不動心)을 비판하며 거짓없는 곧음과 의로운 행동을 쌓아서 길러간다는 호연지기(浩然之氣)는 외정정의 본래 의미와 비유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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