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대정진기도 체험

▲ 김용현 교도/구로교당
원기101년 4월27일에 거행된 원불교100년성업 대정진기도 3654일 해제식은 거룩하게 봉행됐다. 그날에 받은 감동은 나의 마음속에 오랜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원기91년 4월27일 기도 결제식을 한 후 전국을 빠짐없이 순회하며 정성을 바친 이근수 전 청운회장의 한결 같은 신성을 지켜보면서 막연하지만 대단함을 느꼈고, 나도 13개월에 한 번씩 서울교구에 이관될 때 화곡지구 10개 교당 기도만이라도 동참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매년 함께했다. 물론 집에서도 꾸준히 기도를 했다.

나의 일과는 새벽에 기도를 하고 법문을 사경 한다. 어디 출장을 간다든지 하면 컴퓨터 있는 곳을 찾아 하루도 빠짐없이 사경을 해서 지난 3년간 개근을 했으며 금년 말이면 4년 개근을 하게 된다. 현재 사경은 12번 마쳤다.

10년 기도를 하면서 사경을 하니 공부가 더 잘되고 신심과 공심이 커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대정진 기도가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나는 시점까지 기도를 하면서도 마음 깊숙이 느낌이 오지 않았다. 4개 단체에서 주관하는 기도식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야 되나'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는 가운데 5년이 지나 서울교구 이관을 받은 구로교당은 일요법회에서 이근수 청운회장의 체험담을 들었다. 그의 기도는 열정이 넘쳤고, 왜 기도를 해야하는지, 그 중요성을 설파하는 모습을 보며 진한 감동을 얻었다.

그 후 원기96년 10월 미주총부 원다르마센터 봉불식에 참석하게 되어 8박9일 일정으로 여행을 하게 되었다. 여행 기간 동안 이 청운회장과 한 방을 쓰게 됐다. 항상 닮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미국에 와서 우연히 한방을 쓰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가 내게 "나는 지금까지 대정진 기도를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으니 미국에서도 해야 된다며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기도를 함께 할 수 있느냐"고 물어 좋다고 대답을 했다.

피곤한 여행 일정에도 어김없이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고 좌선하고 경전 봉독을 하고, 기도시간에는 나에게 꼭 법어봉독도 하자며 기도식 전 과정에 동참하도록 배려해줬다. 처음은 피곤했다. 10여 일간 이 청운회장의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를 하고나니 나도 모르게 피곤한 여행임에도 기운이 솟아났다. 가슴 깊은 곳에서 사은님의 은혜가 충만함을 느꼈다. 그의 정성스런 기도에 힘입어 좋은 기운을 받고 싶은 생각과 10년 기도에 무엇이라도 도움을 줘야겠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귀국하는 비행기 내에서 고생한 이 청운회장을 도와 드리고 교구 이관식 기도에 동참하고 싶다고 청을 하니 흔쾌히 동의해줬다. 그다음 달 원기96년 11월 1일 전북교구 이관식부터 참여했다. 12월1일 대전충남교구 이관식부터는 목동교당 원불교청운회 전 감사인 신승국 교도도 함께했다. 그로부터 5년여 간에 빠짐없이 교구 이관식에 참여했다. 내가 운전하는 이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의 차가 아니다. 달리는 법당으로 명명하자고 하여 목탁을 준비해 매월 이관식에 가면서 기도와 독경을 하고 회화와 법담을 나누면서 힘든 줄 모르게 다녔다.

처음 신심은 좀 미약했지만,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기도기간 동참하여 매일아침 기도와 좌선을 30분 하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온 법문 사경은 나의 신심과 공심과 공부심을 키워 주었다. 이제는 교단관이 무엇인지 교단의 주인이 무엇인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원 10여명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면서 회사의 좌우명은 자리이타로 정했다.

매년 대각개교절은 회사의 휴무일로 정해 직원들을 자연스럽게 교당으로 인도했다. 직원들에게는 만족과 웃음을 선사하고 직원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 되도록 했다. 기도 다니면서 사무실을 비우는 시간이 많았음에도 직원들은 더 열심히 해 줘 편안하게 기도 이관식을 다닌 것 같다. 나는 이제 그동안 교단에서 입은 은혜에 보은하기 위해서 교단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감사한 마음으로 적극 동참하려고 한다. 원불교100년성업 대정진기도는 나를 변화시킨 엄청난 에너지원이 되었으며 내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