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부당한 발언이 국민들을 공분하게 만들었다.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국민을 개 돼지로 취급하고,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등 상식 밖의 대실언을 한 것이다. 실언도 문제지만, 그러한 생각과 사상이 더 큰 문제이다. 국민들이 더더욱 공분하는 것은 시대 착오적인 발언과 발상이 비단 그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 공직자들의 보편적인 사고가 아닐까 하는 우려감 때문이다.

그 옛날 왕조시대는 관료와 백성, 반상의 차별 등 신분제로 인해 인권이 유린되고, 대다수의 약자들이 인간이하의 개 돼지 취급을 받으며, 처참하게 살았다. 그러한 시대를 그리워하며, 그러한 시대로 돌아가길 바라는 금권력을 가진자들의 시대 착오적 발상과 오만이 국민들을 더 슬프게 하고 공분케 한다. 그러한 부당한 세상을 뒤엎기 위해 일어난 수많은 민란이 실패로 돌아가고 마침내는 갑오년 동학혁명으로 불타올랐다. 그마저도 일본을 끌어들인 관군에 의해 민중 봉기가 실패로 돌아가고, 나라는 주권을 빼앗겨서 오랫동안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1945년 해방과 함께 시작된 민주공화국이지만, 70년 세월이 지났어도 민주화가 완성되지 못하고, 지금도 소수의 가진자들이 대다수의 민중을 억압하고 온갖 좋은 것을 독점하는 불평등한 사회로 남아 있다. 이러한 세상을 개벽하기 위해서는 대도정법이 위(位)를 바로 세워야 한다. 그래서 인간의 양심과 도덕이 권모술수와 욕심을 교화하고 선화(善化)할 수 있어야 한다.

원불교 교조인 원각성존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작은 재주로 작은 권리를 남용하는 자들이여. 대중을 어리석다고 속이고 해하지 말라"며 "대중의 마음을 모으면 하늘 마음이 되며, 대중의 눈을 모으면 하늘 눈이 되며, 대중의 귀를 모으면 하늘 귀가 되며, 대중의 입을 모으면 하늘 입이 되나니. 대중을 어찌 어리석다고 속이고 해하리요"<대종경 인과품 23장> 라고 경고했다.

그렇다. 대중이 모이면 하늘이 된다. 천지는 참으로 무서운 존재이다. 하늘이 노하면 천재지변이 일어난다. 대중을 속이고 해하고 못살게 굴면 천벌을 받게 된다. 공직자는 국민위에 군림(君臨)하는 자가 아니다.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충복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복을 받고,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 공직자들이 본을 받는다. 대통령이 몸을 낮추고 마음을 열어서 대중의 민심을 읽고 소리를 들어야 한다. 지금 이 나라 국민들이 어떠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소원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모든 공직자들과 더불어 자신들의 심신을 바쳐서 국리민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참으로 존재 가치가 있는 대통령이요, 공직자인 것이다. 대중과 국민이 무서운 걸 알아야 한다. 교단도 지도부들이 일반교도나 전무출신의 민심을 읽고 무서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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