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사, 한국교수불자대회
불교 세계화, 심도있는 논의

▲ 서울대 박세일 명예교수.
한국교수불자연합회(이하 교불련)가 5일~7일 부산 삼광사, 송정 약사선원에서 '한국불교의 세계화'란 주제로 한국교수불자대회를 열었다. 한국교수불자연합회 심익섭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한반도에 불교가 도래한 지 1700년에 이르고 있다. 현재 한국불교가 어느 정도 세계 속의 한국불교로 거듭났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불자 지식인들의 결사체인 한국교수불자연합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올해 대회 대주제를 '한국불교의 세계화'로 정하고, 한국불교의 세계화에 지향할 바와 전략에 대한 치열한 담론을 펼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취지에서 서울대학교 박세일 명예교수는 특별기조강연으로 '한국불교의 세계화'에 대한 당위성을 한반도 평화통일로 역설했다.

박 교수는 "불교계는 앞으로 한반도 통일에 대해 대비해 나가야 한다"며 "북한과 통일할 경우 21세기 세계 번영의 중심축으로 젊은 고급인력과 자원 확보, 55% 이상의 해외 통일투자 등 실제적 연구보고가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에 대한 다양한 연구조사에서는 한반도가 국민국가 단계를 넘어 세계국가로 동아시아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 예측 가운데 요구되는 핵심 사항들 속에는 앞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될 한반도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가치와 정신 철학이 요청된다. 대한민국이 선진화와 통일을 이루고, 동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나아가 세계국가로 도약할 때, 그 과정에서 '한국불교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란 문제의식이 오늘날 불교계가 나가야 할 길이라고 제시했다.

박 교수는 이에 따른 한국불교의 세계화 전략 3단계를 제안했다. 그는 "한국불교의 자기 정체성 확립, 세계 통불교 지향, 세계 통종교 시대 등을 주체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며 한국불교에서 세계종교로 나아가기를 주문했다.

1단계인 한국불교 자기정체성 확립은 지금까지 한국불교가 중국선불교의 아류라고 보는 경향이 해외에서 많은 만큼 종교적으로 문화적으로 중국의 변방속국적 인식을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불교가 가지는 특징과 장점을 개발해 인도불교, 중국불교, 일본불교와 다른 독특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2단계인 세계 통불교 지향은 한국불교만의 정체성 확립한 후, 세계의 다양한 불교와 열린 마음으로 대화 교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기인도불교, 동남아불교, 티벳불교, 일본불교 등 다양한 불교들과 소통하면서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동아시아 불교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합의를 이뤄내자는 것이다.

3단계인 세계 통종교 시대를 열어가자는 것은 불교계의 소통교류 뿐만 아니라 기독교, 가톨릭, 힌두교, 이슬람교 등 세계 모든 종교를 서로 화해시키고 하나로 묶는 세계적 통종교 시대를 주최적으로 이끌어나가자는 것이다.

박 교수는 '한국불교의 세계화 3단계'를 달성하기 위한 선행 조건으로 불교의 교육제도 개혁과 공공경영(governance) 개혁을 꼬집었다. 그는 "지금의 승가 교육제도와 일반불자 교육제도를 근본적으로 혁신해내지 못하면 한국불교 세계화를 이끌 불교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며 "불교 종단과 사찰의 조직과 운영에서도 화합과 미래 지향에 맞도록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교 교육제도에서 기존에 승가에서 무시돼 온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대폭 수용해 승려들의 교양과 지성을 높여야 하며, 공공경영은 기존의 승려위주 구조에서 승속(僧俗)간 쌍방적 수평적 협치 구조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세계화와 불교의 세계화는 둘이 아니다"며 "한국불교의 세계화 전략과 혁신작업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아시아 중심의 대한민국 건설에 불교계가 주춧돌이 되기를 염원한다"고 강연을 마쳤다.

이번 대회는 대한불교 조계종·진각종·대한불교 조계종 안국선원·(재)대한불교진흥원·보리선수 약상선원·종교법인 신뇨엔·동국대학교 협찬과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이뤄진 이번 대회는 3일간 한국불교 종단별 국제화 전략을 고찰하고, 중국과 일본의 불교 세계화 과정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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