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서 저술로 읽는 교사〉

▲ 원기 28년(1943)년 12월에 발행된 〈근행법〉
원기28년(1943) 〈불교정전〉이 편찬된 그해 12월, 교단은 〈근행법(勤行法)〉을 발간한다. 국판 한장본 51장으로 불교시보사 발행이다. 국·한문 혼용이며 한문에는 한글토를 붙여 내용을 파악하면서 읽기에 편하게 했다.

내제를 〈불법연구회근행법〉이라 했으므로, 원기24(1939)·25년(1940)에 발행한 〈불법연구회근행법〉과 구별하기 위해서 표제를 줄여 쓴 것으로 보인다. 전후 2편으로 1편에 교법관련 33항, 2편에 불교관련 18항의 합계 51항이다.

〈근행법〉은 아침·저녁의 근행에 독송할 경구, 즉 작법귀감(作法龜鑑)을 담았다. 오늘날의 〈독경집(讀經集)〉이라는 말인데, 무려 1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함은 무슨 뜻인가? 독경에 필요한 경문, 원불교의 주요교리, 법규와 예전의 요목, 불교교리의 개교를 수록하여, 교체(敎體)와 홍보를 겸하고 있는 것이다.

구성을 보면, 머리에 법신불일원상·사대강령·표어·교리도, 제 1편에 불교정전서(序, 교법의 총설)·연혁·설립동기(개교의 동기)교지(敎旨)·교리·교식(敎式)·소의경전·불교대중화의 대요·사대강령·양대은(兩大恩)·사은·사요·삼학·팔조·일상수행의 요법·공부의 요도 정기훈련과목·염불법·좌선법·동정간불리선법(動靜間不離禪法)·일원상서원문·일원상법어·일원상게송·심고법·법위등급·삼십계문·일기법·회규(會規, 교헌)요목·예전요목·요일표·찬불가(석존찬송가)·회가(불법연구회가)·찬송가(대종사찬송가)를 싣고, 제2편에 불교요지·오(悟)와 수(修)·삼신불·삼귀의·사홍서원문·입지게·발분게·참회게·칠불통게·야차설반게·십이인연·팔정도·육바라밀·사념·관음오관·천청문경요해·반야바라밀다심경을 실었다.

교단해체를 획책하는 일제에 대항한 모습이 역력해진다. 〈불교정전〉의 요항을 들어 교단 연혁과 교의·수행·의례의 요지를 밝히고, 불교교리의 요체를 정리하고 있다. 불교개혁의 입장에서 교법을 다루어 홍보하는 특징이 드러난다. 오늘날 성가에 수록된 석존찬송가·불법연구회가·대종사찬송가를 싣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대종사의 열반 후 그 유업을 계승하기 위해 정산종사를 종법사로 모신 교단의 치열한 자구책이다. 불법(佛法)의 본질을 잘 알아야 개혁 교법이 힘을 받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원광대 명예교수>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