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9시부터 저녁10시경까지 약국에서 혼자 근무하고 있다. 손님이 없어 한가해지면, 우리 약국만 한가한 것은 아닌가, 다른 약국으로 손님들이 가는 건 아닌가 걱정만 했다.

손님이 몰려 바빠지면, 혼자 일하니 몸이 피곤해서 힘들어 했다. 한가해도 힘들고, 바빠도 힘들었다. 힘들게만 느껴지니 약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약국에서 보내는데 그냥 허투루 보내거나 답답해하며 보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약국이 사은께 보은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약국에서 보내는 시간을 가치 있고 소중하게 보낼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약국에 출근해서 간단한 정리 후에 마음을 모으고 기도를 올렸다.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기도를 올리고 싶어 출근시간을 9시 일과 시작 전으로 앞당겼지만, 기도를 올리기 전에 손님이 오기도 하고, 기도 중에도 오기도 한다. 그래도, 다시 마음을 모으고 기도를 올렸다.

건강이 좋지 않아, 약국에서 일하는 것이 버거울 때도 있었는데, 특별히 많이 아프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건강이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불경기에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은데, 송파우리약국이 있어서 12년 넘도록 크게 힘들지 않게 생활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렇게 감사를 느끼니 우리약국이 복전(福田)임을 알게 됐다.

또 내가 복을 지을 수 있는 우리 약국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내 복락을 결정하는 사은님임을 느끼게 됐고, 그들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그리하여 나와 우리 약국이 사은님과 합일하고, 위력을 얻을 수 있기를 기원했다.

대각전에 가면 왠지 일원의 위력이 서려 있는 느낌이 드는데, 많은 교도들과 교무님의 일심어린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약국에서 기도를 계속 올리고 있는데, 법당만큼은 아니지만, 일원의 위력과 사은님의 은혜가 스며든 공간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기도를 올리고 하루를 시작하니, 일과 중에 힘든 일이나 어려운 일 있을 때 다시 마음을 챙기게 되고 원만하게 일을 처리하게 된다.

비록 기도문만 읽는 아주 간단한 기도이지만, 일심을 모아 간절히 기원 드리면 그 위력은 정산종사 법문대로 작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경기불황과 주변약국 신설 등의 외부 영향에도 흔들리지 않고, 하루하루에 성실하고 친절하게 약국을 운영할 수 있는 힘을 기도를 통해 얻었다고 생각한다.

<강동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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