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자의 삶
자기 중심적 생각 벗어나야
60% 뜻 맞으면 감사기도

▲ 최대규 원무/어양교당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세상 만사가 다 뜻대로 만족하기를 구하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고 천만 년의 영화를 누리려는 사람같이 어리석나니, 지혜있는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십분의 육만 뜻에 맞으면 그에 만족하고 감사를 느끼며 또한 십분이 다 뜻에 맞을 지라도 그 만족한 일을 혼자 차지하지 아니하고 세상과 같이 나누어 즐기므로, 그로 인하여 재앙을 당하지 않을뿐더러 복이 항상 무궁하나니라"하셨다.

언성이 높아진다. 손으로 업무대를 친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금방이라도 여직원에게 뭐라고 호통을 칠 것 같다.

금융업에 종사하다보면 늘상 손님들과의 만남이 있고 손님과의 접점인 창구 직원들을 나무라는 손님들도 가끔은 있다. 손님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대부분 별일 아닌 것들인데 화내는 원인은 원하는대로 모든 걸 해달라는 것이다.

일을 처리하는 순서나 규정 그런것 보다는 내가 원하는대로 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언짢아 하는 것일 게다. 이런 경우 대부분 양해를 구하고 사과도 하면 손님도 알아듣고 잘 마무리된다.

하지만 창구직원들은 그러한 상처가 고스란히 남는다. 그리고 애써 참는 모습이 보인다.

손님이 돌아간 뒤 그렇게 속상해 하는 창구직원들을 보면 나는 '손님들은 정말 자기중심적이다'고 하다가 퍼뜩 '아! 나도 저러고 있을지 모르는데…. 세상만사를 다 내 뜻대로 만족하기 위해 내 입장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그동안 내 자신을 되돌아보니 나도 가정에서 직장에서 모든 일이 다 내 뜻에 맞기를 바라면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군대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는 아들 쌍둥이를 키우면서 부인과 말 다툼을 종종 하곤 했다.
그 당시는 나 자신이 회사일도 바쁘고 야근으로 힘든데 육아 문제로 말 다툼을 할때 마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늘 야속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생각해보니 그것도 부인의 마음이 내뜻에 모두다 맞기를 바라고 있었구나 싶다. 기실 내 마음도 내 뜻에 다 맞기 어려울진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 법문 말씀을 마음속으로 새겨 동정간에 경계에 있을때마다 '그래 60%만 되도 어디냐! 그것도 감지 덕지지' 하며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 한다. 그런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니 잠시나마 세상 모든일이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내 어리석음도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더욱 은혜로운 것은 그런 노력 때문인지 내 뜻에 맞지 않던 40% 부분들도 새롭게 대안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게 됐고, 내 뜻에 맞지 않는 40%에서 받는 괴로움이나 고통보다도 내 뜻에 맞은 60%에서 얻는 즐거움이 나를 웃게 한다.

그래서 늘 교당에서도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60%만 내 뜻에 맞으면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며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이렇게 하다보니 자연스레 원망생활 하는 시간보다는 감사생활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고 감사를 하면 할수록 감사할 일이 더 많아 지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최악의 상황에도 반드시 답은 없지 않다." 조 쿠더트의 책속에 나오는 한구절의 글처럼 늘 만족해하며 감사 할 일들을 찾다보니 어떤 최악의 상황에서도 또 다른 대안을 찾을수 있는 은혜도 발견하게 됐다.

나는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나에게 없는 것들보다 내게 있는 것들에 감사하며 은혜를 발견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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