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영 전 여성가족부장관
세계가정학대회, 기조강연

▲ 제23차 세계가정학대회가 가정의 역할을 주제로 7월31일~8월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세계가정학회(IFHE)와 대한가정학회가 공동 주최한 '제23차 세계가정학대회(IFHE 2016 World Congress)'가 7월31일~8월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희망과 행복-현재와 미래사회에서 개인, 사회, 국가의 희망과 행복 추구를 위한 가정의 역할'을 주제로 60여 개국, 1500여 명의 연구자들이 모인 이 대회에는 가정, 아동, 식품에 관한 다양한 연구 및 기술발표 세미나 등이 열렸다.

이 대회에서 '한국 가정정책의 역할'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백희영 전 여성가족부장관은 "2016년 UN 세계 행복보고에 따르면 한국은 10점 만점에 5.8점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한 나라들 중 58위에 해당한다. 이 점수는 한국의 경제력이나 국력을 고려해볼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며 한국인의 행복지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그렇다면 그리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한국인들의 행복은 무엇으로 결정되는 것인가?"라고 물은 뒤, "문화, 스포츠 관광 각 부처에 의해 조사된 2013년 한국인의 사고방식 가치에서 '가족'이 한국인의 행복을 결정짓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주간 매거진 MK Economy에서 2012년 실시된 '누구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을 느끼나?'란 조사에서도 대부분 응답자들이 '가족'을 말한 것으로 결과다.

그는 "행복은 경제발전과 비례하여 자라지 않는다"며 "가족은 한국인의 행복에 대한 열쇠가 된다. 이것이 한국인의 가족 정책을 태동시킨 원인이 된다"고 했다. 한국인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국가 정책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그는 "오늘날 가족은 보살핌의 위기를 직면했다"며 "가족규모가 줄어들어서 더 이상 생산의 구성단위로서의 기능이 없고, 여성들의 취업은 산업화와 도시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한국의 산업과 도시가 급격히 발달하면서 농경사회의 대가족 제도가 몰락하고 오늘날 핵가족조차도 맞벌이 등으로 온전한 가정의 역할을 상실해감에 따라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없으면 안 되는 시기가 됐다.

그는 "이러한 위기 경험은 예전에 주로 취약한 가족들을 지원하던 정책에서 여러 종류의 모든 가족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으로 옮겨질 필요가 있다는 것에 사회적 합의를 가져왔다"며 "1990년대 말 경제위기 동안 가족 해체의 위험에 대해 반응하는 가족의 힘을 목격하면서 한국은 가족 건강을 강화시키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불황, 또는 경제 위기는 곧 가족의 유대를 약화시키거나 해체되는 현상으로 이어졌고, 사회와 국가가 이러한 현상의 심각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 백희영 전 여성가족부장관은 기조강연을 통해 한국인의 행복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건강한 가족 활동은 2004년에 세 가지 주된 개념을 가지고 시작됐다"며 "첫째는 경제 발전이 꼭 행복으로 인도하지는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 행복의 열쇠라는 것이고, 셋째는 가족 건강을 강화시키는 것이 한국인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가지고 온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안에서 추구했던 물질만능주의가 행복의 절대적 가치가 될 수 없음을 현대인들이 깨닫기 시작하면서, 건강한 가족 정책 시행을 위한 출발점도 가족이 갖는 본래 기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국의 가족정책은 행복 추구 안에 있다"며 "2004년에 시행된 건강한 가족에 대한 골자가 되는 활동은 그 비젼 안에서 행복 또한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 건강을 강화하고 가족 관계를 개선하는 '맞춤식 가족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건강지원센터들은 2004년에 시범 사업으로 오직 3개의 센터에서 시작되었으나 2015년에는 151개의 센터로 그 수가 뛰어올랐다. 2014년에는 2백만명이 그 센터를 이용했다. 이것은 단 10년 동안 막대한 성장을 이룬 예이다.

그리고 개별 가족 건강의 증진에 대한 사회공동체의 노력을 모으기 위해 가족친화적 사회환경 창조의 촉진에 대한 활동이 법제화 됐다.

그는 "최고의 가족 친화에 대한 증서를 수여받은 점포(사업체) 숫자도 2008년의 14개에서 2015년에는 1383개로 늘었다"며 "가족의 기능은 당연하게만 여겨져 왔으나 지금은 남자와 여자, 사업체와 사회공동체가 함께 노력해 그 기능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가족을 지키고 살리는 것은 이제 사회 모두가 나서야 가능한 일이 됐고, 국가의 긴밀한 협조가 없이는 이뤄지기 어려운 일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 주거 그리고 고용은 행복을 위한 주된 조건들이다"며 "그러나 그것들만이 전부는 아니다. 가족 건강을 강화하고 남녀가 모두 직장과 가정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족정책은 희망과 행복에 대한 투자이며, 그 뒤의 노력이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가정대회는 세계 60개국을 대표하는 가정학 전문가들이 4년에 한 번씩 모여 가정학에 관한 신지식과 신기술을 교류한다. 대전 대회는 2000년 이후 아시아에서는 2004년 일본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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