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시현 교도/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원남교당
원불교는 용심법 즉 마음 사용법을 가르치는 종교,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이자 수행의 표본으로 삼는 종교, 일원의 진리를 깨달아 실생활에서 실행하도록 가르치는 종교, 정각정행·지은보은·불법활용·무아봉공을 4대 강령으로 삼는 종교, 원각 성존 소태산 대종사께서 그 어떤 스승의 지도도 없이 스스로 진리를 깨치고 창시한 종교, 천지·부모·동포·법률의 은혜를 알고 보은의 도를 다하며 자력양성·지자본위·타자녀교육·공도자 숭배의 윤리 덕목을 실천하게 하는 종교, 제생의세를 목적하며 지금 여기서 다 함께 낙원을 이루고자 하는 종교이다.

따라서 원불교 교도는 일상생활 속에서 수행하는 사람, 용심법을 배우고 익혀서 자리이타를 실천하는 사람, 모든 경계 속에서 은혜를 발견하여 항상 감사생활을 하며 보은의 도를 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낙원세계 건설의 일꾼이 되고자 하는 사람, 두렷하고 고요한 정신을 양성하여 수양력을 기르고 사리를 연구하고 궁구하여 연구력을 기르며 정의를 취하고 불의를 버릴 줄 아는 취사력을 길러서 자신을 먼저 제도하고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정신으로 상극의 기운까지도 상생의 기운으로 돌리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

이 세상은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파란고해가 될 수도 있고 낙원이 될 수도 있다. 제생의세를 목적하는 우리가 할 일은 바로 우리가 먼저 파란고해에서 낙원으로 가는 길을 배우고 닦아 자리이타의 도와 상생의 윤리가 바로 서게 하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먼저 내가 있고 남이 있다 할지 모르지만 남이 없으면 나도 없다는 것 또한 생각할 줄 알아야한다. 나와 너의 구별을 해야 할 때도 있고, 할 수 없을 때도 있는 것이다. 내 자신의 수행을 철저히 하는 차원에서는 나와 너의 구별을 엄격하게 하여 지킬 바를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고, 더불어 사는 동포를 고려하는 차원에서 보면 분별을 벗어나 내가 너고 네가 나라는 것이다. 동포은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우리 원불교인들로서는 공익심을 발휘하여 상생 상화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는 교리의 강령을 아홉 가지로 요약해 우리로 하여금 매일의 생활 속에서 경계마다 교리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니, 우리는 이 일상수행의 요법대로만 살면 결국 제생의세의 목적을 달성하고 다 같이 광대 무량한 낙원에서 살게 될 것이다. 일상을 떠나지 않고 궁극의 도를 추구하게 하고 다른 성자들의 가르침도 법률은에 포함시켜 인도상요법을 펼쳐준 우리 대종사의 가르침을 바르게 실천하는 길만이 우리가 갈 길이다.

대종사는 스승 지도없이 스스로 대각을 성취했지만 불법을 무상대도라 하고 서가모니불을 성중성이라 하며 당신의 연원으로 정했다. 당신의 깨달음과 불타의 깨달음이 결국 같은 진리임을 선언하신것이다. 이 얼마나 자신 있는 선언인가? 여기서 우리 대종사께서 얼마나 원융하고 무애한 성자인가를 알 수 있다.

소태산은 탄생한 곳에서 대각을 이루고 그 곳에서 제자들을 만나고 당신이 대각하신 바를 가르치며 그들과 함께 친히 실천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 교단이 교법의 실천에 들이는 정성보다 더 큰 관심을 교세확장에 두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원각 성존의 포부와 경륜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모름지기 지도인은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을 갖추어 실천해야 한다. '남을 가르치는 방법은 먼저 내가 실행'하는 데에 있으며 '다른 사람을 바루고자 하거든 먼저 나를 바루고…'라 했다.

"내외 겸전한 좋은 낙원을 건설하기 위하여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하신 대종사의 뜻을 재가출가 교도들이 합심 합력으로 잘 받들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살 수 없는 네 가지 은혜를 알아서 보은하고, 평등세계 실현에 요긴한 네 가지 덕목을 실천하는 원불교인들의 바른 수행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어린 시절, 익산 총부에서 살던 때가 그립다. 당시의 총부는 낙원이었다. 모두가 함께 이소성대·일심합력·무아봉공·근검절약의 정신을 실현하는, 오직 맡은 바 일에 충실하며 지행일치를 보여주는 구성원들의 공동체였다. 지금은 당시보다 교단의 조직이 훨씬 더 크고 복잡해졌다 할지라도 창립정신을 제대로 계승할 때 문제는 사라진다.

우리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도덕적으로 바르게 재건'해 나가는 데에 매진해야 한다. 전무출신은 전무출신대로 거진출진은 거진출진대로 역할을 다하고 사대강령과 사요가 실천되는 공동체를 실현시켜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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