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작가 초청 강연회
원100성업회, 평전 출간 기념

'송수만목여춘립(松收萬木餘春立) 계합천봉세우명(溪合千峰細雨鳴).' 〈소태산평전〉의 김형수 작가가 대종사를 읽는 키워드로 밝힌 대목이다.

8월23일 오후3시 중앙총부 법은관 대회의실에서는 '〈소태산평전〉 출간 기념 김형수 작가 초청 강연회'가 원100성업회 주최로 열렸다. 대종사 사상의 핵심을 간파한 〈소태산평전〉의 주목도 만큼이나 자리를 꽉 채운 객석의 열기는 뜨거웠다.

김형수 작가는 "책을 쓰게 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라는 말로 강연의 실마리를 풀었다. 지나온 세월 속에서 '혁명은 현실 안으로의 도피요 신비주의는 현실 바깥으로의 도피다'는 말이 묵직하게 가슴 한 켠에 남아있었다는 그는 "현실 안과 밖으로 도피하지 않는 삶은 어떤 삶인가 화두로 고민하고 있을 때, 평전 집필을 권유받았다. '후천개벽'에 대한 네 글자의 관심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됐다"며 집필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패망을 앞둔 일본이 발악을 하던 시기에 쓰여진 대종사의 기록들은 꽤 깊은 스토리텔링을 하지 않으면 그 본의를 못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대종사 구간도실 상량시를 읽고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천 봄볕이 만든 나이테의 겹겹 속에서 위대한 하루가 어디 있고, 일천 봉우리에 쏟아진 빗방울들의 결집체 속에서 영웅적인 물방울이 어디 있는가." 어디가 중심이고, 어디가 주변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 그는 '대종사를 읽는 키워드는 여기에 있다'고 감탄했다.

그는 "'호남의 허공 어디에 있어도 천하강산이 한눈에 보이는 제일의 누각이 아닐 수 없다(호남공중하처운 천하강산제일루)'는 대종사의 말씀 또한 수많은 농민이 학살된 호남의 땅에서 깨달음을 압축한, 그 어떤 증언보다도 울림이 깊고 컸던 말씀이다"며 대종사의 사상을 그만의 깊이와 차분함으로 요연하게 전했다.

한편 그는 질의응답시간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성자를 알아본 인물이 소설 속 바랭이네(사타원 이원화)다. 사타원님을 생각하면 이내 감정이입이 된다"며 말문을 잠시 잊지 못하고 "정면에서 사타원님을 이야기할 자신이 없다. 글로 써 볼 생각이다"는 말로 자신의 심중을 전했다. 그는 또 "대종사가 남긴 오늘의 숙제를 감히 생각해본다"는 말로 아쉬운 마음을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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