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대정진기도 체험

▲ 임대준 교도/전북교구 청운회 사무처장
〈대종경〉 신성품 10장에 "바람은 사(私)가 없이 평등하게 불어 주지마는 산 나무라야 그 기운을 받아 자란다"고 하셨다. 이어 "성현들은 사가 없이 평등하게 법을 설하여 주지마는 신(信) 있는 사람이라야 그 법을 오롯이 받아 갈 수 있다"고 설하셨다.

3627일째 릴레이기도를 마치고 나오는 데 김진응 원불교청운회장이 나에게 한마디 건넨다. "미친놈(자)"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나는 "제가 미치긴 했나 봐요. 기도에 미쳐서 다닌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하고 대답했다.

올해 3월1일 대전충남교구로부터 릴레이기도를 이관 받고, 31일 중 28일을 진안, 무주, 남원, 인월, 정읍, 고창, 해리, 전주를 쉬지 않고 다녔다. 어쩌면 3월1일 전주 완산칠봉에서 전북교구 재가출가 교도들이 기운을 모아 기도를 이관한 덕분일까. 그 힘 덕분에 쉬지 않고 릴레이기도를 모셨던 것 같다.

교당 기도를 다니면서 좋았던 점은 교당과 교당을 서로 이어주고, 소통해 줬다는 것이다. 또한 재가 교도로서 교구 교당들의 세정을 살폈고, 올곧게 신앙 수행하는 교무님과 재가 교도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았다.

릴레이기도를 다니면서 세 가지를 공부한 것 같다. 이근수 전 청운회장은 나에게 "임 처장, 죽비소리가 이젠 나아 졌어, 공부 열심히 해"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이것이 칭찬인줄 알고 가볍게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분발하라는 채찍으로 들렸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던데, 그 덕분인지 기도 주례 때 더욱 집중했다. 그런데 무주교당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 데 교도들이 한마디 한다. "임 처장님 죽비소리에 깜짝 놀랬어요. 죽비소리 한번 들어 보세요. 짝 짝 보다는 짜아작 하고 소리를 내면 부드러운 소리 정감가는 소리가 되잖아요"하는 것이었다. 죽비를 함부로 칠 것이 아니라 대중과 소통한다는 생각으로 의식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 죽비를 칠 때 항상 유념공부로 하고 있다.

두 번째는 10년 릴레이기도를 구인선진과 접목시키는 공부를 했다. 대종사가 저축조합을 만들 때 전 재산을 팔아서 400원을 만들고, 200원은 조합원 출자로, 400원은 빌려서 숯을 구입했다. 숯 장사는 큰 이익을 보며 회상의 종자돈이 됐고, 방언공사에 이어 기도로 백지혈인의 이적을 구인선진들이 나퉜다.

구인선진들은 대종사에게 한번도 불평불만을 하지 않았고,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했다. 단도를 주면서 죽어라하는 하명에도 이유가 없었다. 한 사람도 '저는 못 죽어요'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다. 구인선진들의 꿈은 큰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오직 창생을 위해, 대종사를 위해 죽음을 택해 이적을 나퉜던 것이다.

나는 어떻게 하면 근산님(이근수 전 청운회장)을 닮아갈 수 있을까. 노력하고 노력해도 정성은 늘 부족했다. 그런데 나에게는 가까이 응산님(김진응 청운회장)이 있었다. 나를 공부로 이끈 사람이 응산님이다. 마음공부를 참 많이도 시켜 줬다. "대준이 오늘은 어떻게 해. 어떤 복을 짓기 시작 했어"라고 물으며 기도 길을 재촉했다. 나는 핑계도 대고, 가기 싫다고 해야 하지만 그렇게 대답하지 못했다. 오직 10년 릴레이기도를 위해 응산님을 모시고, 하루하루 이 교당, 저 교당을 찾아가 신나고, 흥나게 기도하고 정성을 모았다. 내 차로 응산님을 모시고 다니는 것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마지막 한 가지는 양계 인증과 더불어 음계 인증이 막 쏟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10년 릴레이기도를 했지만 음계와 양계에서 기도의 위력이 막 쏟아지는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10년의 기도 정성은 이미 음계에서 인증했고, 양계 인증은 우리가 그동안 모아 온 기도금이 좋은 일에 쓰이면 그것이 바로 양계인증이 된다고 생각한다.

대종사께서 "대준아!" 하고 부르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예, 대준이 여기 있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다. 이것은 주세불 대종사의 심통제자(참다운)가 될 때까지 정진 적공하겠다는 의미다. 10년 릴레이기도에 정성을 합해 준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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