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광 교무/공군사관학교, 성무교당
요즘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스마트폰 공화국에서 사는 현대인의 뇌는 하루 종일 바쁘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길거리를 가다가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는 스마트폰을 끊임없이 만지작거린다. 한가한 틈을 참지 못하고 메시지를 읽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SNS로 사람들과 소통한다. TV를 보면서도 문자를 하고, PC로 문서를 다운로드 하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한다.

문명의 이 시기에 지배당한 우리는 뇌를 너무 혹사시키는 것이 아닐까? 이를 반영하듯 최근 정신과에는 치매 상담을 하러 오는 환자들이 늘었다고 한다. 뇌에 들어오는 정보는 많은데 두뇌의 용량은 정해져 있으니 과부하에 걸려 건망증이 생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혹사당하는 현대인의 뇌는 그 어느 때보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밥 먹은 이후에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컴퓨터에 자료 입력 후 기억장치에 저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말이다.

며칠 전 인터넷 SNS에서 '아무생각 없이 안일하게 살자'라는 글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그 내용을 몇 가지 살펴보면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오늘을 포기합니다', '마음이 깨졌을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가만히 그냥 있으셔도 돼요. 깨진 마음을 추스리는 시간이 필요해요. 깨진 마음을 복구하려 서둘러 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지 마세요. 마음이 깨진 나에게 고요한 시간을 허락하는 게 자신을 아끼는 태도입니다.' 이러한 글들은 요즘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스마트폰에 빠져 지쳐있는 정신을 혹사시키는 현대인들에게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으니 마음을 편하게 쉬도록 해보자'고 제안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서울시에서는 이러한 취지로 '멍때리기'라는 대회를 개최했는데 이 대회의 방식은 아무런 생각 없이 넋을 놓고 있는 상태로 그 시간을 오래 유지하여 마음과 뇌를 쉬게 하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신기하게도 이러한 병맥을 100여년 전에 이미 직관하시고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개교표어를 내려줬다. 소태산 대종사는 앞으로의 물질만능주의로 사람들이 사용하여야 할 물질에만 치우친 발전은 정신 세력의 쇠퇴와 물질에의 노예화 현상을 야기시키고 현실적 고해의 모든 원인이 물질에 대한 인간의 욕망 때문이라고 보았으며, 그로 인해 이 시대는 그 어느 시대보다 심각한 파란고해를 겪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 주종과 선후가 그 위치를 바로 찾아 무량한 낙원건설을 위해서는 정신개벽이 시급하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잘살기 위해 정신개벽은 꼭 필요하며, 이러한 후천개벽의 이상은 도학문명을 주(主)로 하고 물질문명을 종(從)으로 병진해 나갈 때 원만 평등한 낙원인 '하나의 세계'가 건설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즉 물질공화국에 사는 요즘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라도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쉬게하여 물질에 잃어버린 내 자신을 찾아 소태산 대종사가 말씀한 정신개벽으로 건설되는 하나의 세계에서 행복을 만끽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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