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광덕 교무 / 통영교당
아침을 먹다가 한 교무님이 '올 추석은 5일이나 휴일이다'고 말하니, 옆에 있던 교무님이 '내년에는 9일이 휴일'이라고 그런다. 어쩌면 내년의 일을 1년 전에 벌써 알고 있는지 선견지명이 감탄스러웠다.

우리나라는 추석과 설날이면 귀성인파로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학교나 직장 따라 타 지역에 가서 살다가 명절이 되면 고향을 찾고 가족을 찾는 우리의 문화가 아름다워 보인다. 차표를 사기가 어렵고 교통정체로 힘들어도 명절만 되면 또 귀성 행렬이다. 혈연 공동체로 이익을 떠난 만남이기에 가족과 고향이 늘 그립고 생각이 나는 것은 대개의 사람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산종사께서 원리편 58장에서 말씀하시기를 "소중한 인연에 두 가지가 있나니 혈연과 법연이라, 혈연은 육친의 가족이요 법연은 법의 가족이니, 혈연과 법연이 다 소중하나 영생을 놓고 볼 때에는 혈연보다 법연이 더 소중하나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공부하는 동지라야 영겁의 동지가 되나니, 일시적인 사업이나 이해만으로 맺어진 인연은 풀어지기 쉽나니라" 하셨다. 또 세전에서 가정은 인간생활의 기본이라, 사람이 있으면 가정이 이루어지고 가정에는 부부로 비롯하여 부모 자녀와 형제 친척의 관계가 자연히 있게 된다고 하셨다.

정리해 보면 육신적 삶은 혈연을 중심으로 가정에서 비롯이 되고, 가족은 이익을 불고하고 늘 서로 생각하고 배려를 해주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어려워도 즐거워도 생각나는 것이 가족이다. 정신적 삶은 법연으로 영생을 함께 가는 도반이며 서로의 수행과 신앙을 공유하고 이끌어주며 밀어주는 관계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할 수 있으며 그 비롯은 교화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이 비록 소중하지만 서로 찾아보지도 않고 서로 소통이 되지 못한다면 남이나 다를 바 없다. 마찬가지로 법연이 소중하다.

하지만 서로 의견교환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따뜻한 정이 흐르지 않는다면 어찌 법연이 소중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모든 조직의 기본이 가정에서 비롯되듯이 법연도 가정에 해당하는 기본 조직이 교화단이란 말이다. 그리하여 대종사님을 비롯하여 역대 종법사님과 선진님들이 교화단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따라서 교화단은 10인 1단의 단위조직이 상하로 이어지고, 종법사를 비롯해서 신입단원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엮어지면 그것을 교단이라고 하는 것이다.

교화단을 이루는 단원은 가정에 비유하면 가족과 같은 것인데 우리는 교화단원을 가족처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좋을 때나 슬플 때나 떠날 수 없는 관계로 생각하고 서로 위해주고 공동책임을 지려고 하는가 생각을 해 본다.

교화단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단원의 만남이 자주 있어야 할 것 같다. 자주 만나야 소통이 되고 의견교환이 되지 않겠는가. 그동안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한 달에 한 번하는 교화단회는 정착이 되어가고 있다. 교무들도 매번 출가교화단회를 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하는 일들을 공유하고 마음 공부한 것을 서로 나누는 장으로 단회가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교화단이 자리를 잡으려면 한 달에 한번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생각을 한다. 식구는 매 식사 때마다 만나듯이 교화단이 늘 의견을 주고받아야지 한 달에 한번 만남으로 어찌 식구의 개념이 되겠는가.

요즘은 통신기기의 발달로 비록 먼 거리에 있더라도 소식을 주고받기가 쉬워졌다. 카톡이나 밴드가 그 대표적인 것인데 같은 시간에 함께 들어가서 서로의 뜻을 주고받고 할 수가 있다.

교화단원이 날마다 카톡이나 밴드에서 회의도 하고 문답감정을 하면 좋겠지만 일주일에 한번씩은 서로 소통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출가교화단은 매주 월요일 9시가 되면 카톡에서 서로 만난다. 지난 한주일 살았던 이야기도 하고 새로운 한 주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의논을 한다. 서로 도움 요청도 하고 자기 교당에서 시도한 경험을 소개하기도 한다.

법연이 돈독해지기 위해서는 교화단이 가족이 되어야 하겠고 날마다 단원과 만남이 이루어지면 좋을 것 같다. 직접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카톡이나 밴드에서 회의도 하고 서로 소식도 전하고 공부와 교화사례도 공유하며 칭찬과 격려가 이루어질 때 참 법연이 되지 않을까.

막연히 교화단 중심이라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화단이 중심이 되도록 작은 것 하나라도 실행해 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오늘 아침도 월요 카톡조회를 하면서 단원들의 세정을 알아주고 함께 교화하는 교화단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