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성지에서 출가교역자 총회를 열었다. 중앙총부에서 개최키로 한 출가교화단 총단회를 11월로 연기하고 출가교역자 총회를 성주성지에 긴급히 소집한 것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제3후보지 발표가 있는 시기인지라, 성주성지 수호의 교단적 의지를 결집하기 위한 결사대회의 성격으로 모였다.

이는 원불교 전무출신(성직자) 전체 조직인 출가교화단의 최상위 단인 각(角) 단회가 대중의 여론과 건의를 받아들여 성주성지에서 출가교역자 총회를 열기로 결정하고, 행사의 모든 진행을 원불교 성주성지 수호 비상대책위에 그 소임을 일임했다.

성주성지에서의 28일 교역자 총회는 숙연했다. 참으로 많은 전무출신이 운집했다. 성주성지가 성역화된 정산종사 탄생 백주년 그러니까 원기 85년, 서기 2000년 이후 전대미문의 대중이 성지를 가득 메웠다.

성주성지는 과연 어떠한 성지이던가. 두 분 여래가 탄생한 곳이다. 원불교 교조인 새 주세불 원각성존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종통을 계승한 정산 송규 종사와 그 아우인 주산 송도성 종사 형제가 태어나고 전라도로 이사하기 까지 성장한 곳이다. 정산종사는 이곳에서 가야산을 비롯한 명산거령을 찾아다니며, 구도역정을 펼쳤다. 원기 3년(1918) 소태산 대종사를 만나고, 이듬해 9월 전 가족이 전남 영광으로 이사를 가서 원불교 창립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특히 정산종사는 종법사의 중임을 수행하느라 19세에 떠나온 고향 성주를 한 번도 가보지 못하고 63세에 열반했다. 유족과 시자가 49재를 지내고 영정을 모시고 고향을 찾았던 가슴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정산종사 탄생 백주년을 맞이하여 성주성지라 호칭하고 기초적인 성역화 사업이 이뤄졌다. 소태산 대종사 재세시 수위단 중앙으로 보필의 소임을 다했고, 스승이 열반하자, 종법사의 대임을 이어 받아 19년간 교법과 기관과 제도를 완비했다. 해방후 '원불교'로 교명을 정했고, <건국론>을 지어 국가의 방향로를 제시했으며, 원광대학을 세워 인재 양성을 통해 오늘날 원불교 교단의 위상을 정립토록 했다.

더욱이 정산종사는 동원도리·동기연계·동척사업의 삼동윤리(三同倫理)를 밝혀, 인류가 종교와 종족과 계급을 뛰어 넘어 하나로 대동 화합하는 대세계주의로서 인류가 평화로운 세상에서 서로 즐기는 지향점을 제시한 인류의 큰 스승이라 하겠다.

소태산 대종사가 나신 영산성지와 더불어 정산·주산종사 형제가 나신 성주성지는 교단의 발전과 함께 영원한 세상을 통하여 수많은 인류가 찾아 참배할 대성지인 것이다. 이러한 성스러운 정신적 안식처에 전쟁 무기인 사드가 침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폭거인 것이다.

이날 성주성지에 운집한 출가교역자들은 앞으로 재가 교도들과 손을 잡고 사드로부터 성지를 지키겠다는 비장한 결의를 가슴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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