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현 기자
추석은 음력 팔월 보름이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수확을 감사하는 명절이다.

매년 이 때가 되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덕담이 오가곤 한다.

매일 한가위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 있는 것으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음식을 장만하고, 오곡백과가 풍성 하니, 능히 그럴 만도 하다.

특히 추석은 늘 일에 시달렸던 옛 백성들이 일시적이나마 해방된 날로써 구경조차 힘든 고기와 술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풍성한 차례상의 명목은 풍요에 대한 감사와 기대이고, '더도 말고 덜도 한가위만 같아라'는 선조들의 깊은 생활상이 담긴 속담이다.

이처럼 풍요롭기만 느껴졌던 추석이지만 올해는 정산종사탄생지인 성주성지 부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에 사드(THAAD)배치 발표를 앞두고 그저 맘 편히 보낼 수는 없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600여 명의 재가출가 교도들아 광화문광장 평화명상기도회에 참석해 사드 배치반대 기도를 올렸으며, 사드 배치 후보지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교정원에서는 거교적 투쟁 조직인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매일 국방부 앞에서는 '사드말고 평화, 평화가 인권이다'는 원불교인권위원회의 피켓을 들고 재가출가 교도들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성지 수호를 위한 염원을 모은 성주군청 앞 '성주평화교당', 김천역 앞 '김천평화교당', 서울평화카페와 광화문 명상기도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보수단체의 사드배치 찬성 입장도 팽팽하다. 성주의 13개 보수단체들은 9일 오전 10시 성주군 성주읍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산종사는 동원도리(同源道理)·동기연계(同氣連契)·동척사업(同拓事業)의 삼동윤리를 설파했다. 삼동윤리는 결국 모든 것이 하나이니 대동 화합하라는 정산종사의 '평화' 메시지 인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평화'이다. 둥근 달이 뜨는 추석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 풍요에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일에 '평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부와 국방부는 국방부 국정감사가 끝난 뒤,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지역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참석한 회의를 거쳐 제3후보지를 최종 발표한다고 공지했다. (27일 현재) 국방부의 최종 발표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평화로운 가을 들녘처럼 둥글고 원만한 결과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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