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광 교무 / 공군사관학교 성무교당
지난 12일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5.8 규모의 역대 최대 강진으로 인한 여진이 10일 넘게 이어졌고 400여 차례 이상 여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총 428회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한다.

폭염과 각종 질병으로 지난 여름부터 사그라질 줄 몰랐던 국민들의 불안·공포감이 최근 잇따르는 지진으로 극대화되면서 국민들은 불안과 걱정의 정신적 증상과 이로 인한 불면증, 두통 등의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등 그야말로 '지진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진공포증'은 의학적으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해당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사건은 일시적인 두려움과 공포, 불안 반응에 해당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만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소문과 함께 인터넷의 무성한 소문 때문에 지진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불안과 공포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정상범위를 넘어서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실제로 그 일을 경험하지 못하였거나 혹은 그 일에 대한 준비나 조치가 없이 발생 했을 때 일어난다.

소태산 대종사는 "일이 없을 때에는 항상 일 있을 때에 할 것을 준비하고 일이 있을 때에는 항상 일 없을 때의 심경을 가질지니, 만일 일 없을 때에 일 있을 때의 준비가 없으면 일을 당하여 창황 전도(蒼惶顚倒)함을 면하지 못 할 것이요, 일 있을 때에 일 없을 때의 심경을 가지지 못한다면 마침내 판국에 얽매인 사람이 되고 마나니라"고 말했다. (〈대종경〉 수행품 10장)

이제 우리나라도 지진빈발국인 이웃나라 일본과 같이 지진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대처방법에 대한 안전매뉴얼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들 모두가 사고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는 마음자세가 아닌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마음자세를 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찌 사고뿐이겠는가. 우리는 일상에 살면서도 수많은 경계에 마음이 방치되어 있다. 이러한 일상에 공부인의 자세로 마음을 관리하지 않으면 이리 저리 끌려 될 일도 망치는 수가 있고, 안 싸울 일도 싸우게 되는 등 일상을 망치는 수가 허다하고 이 망치게 된 일상을 남의 탓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일상이 힘들고 괴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공부인의 매뉴얼을 짜주었다. 그 매뉴얼은 바로 정기 훈련법과 상시 훈련법이다. 정기 훈련법은 정할 때 공부로서 수양·연구를 주체 삼아 상시 공부의 자료를 준비하는 공부법이 되며, 상시 훈련법은 동할 때 공부로서 작업 취사를 주체삼아 정기 공부의 자료를 준비하는 공부법이 된다. 이 두 훈련법은 서로서로 도움이 되고 바탕이 되어 재세 출세의 공부인에게 일분 일각도 공부를 떠나지 않게 하는 길이 된다. (〈정전〉 제3 수행편 제2장 정기 훈련법과 상시 훈련법의 관계) 이 두 훈련법으로 마음을 무장하여 어떠한 상황에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공부인의 삶을 열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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