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서 저술로 읽는 교사〉

▲ 〈대종사약전〉을 저술한 주산 송도성 종사
주산 송도성(主山宋道性, 1907-1946)종사의 유고(遺稿)에 〈대종사약전(大宗師略傳)〉이 전한다. 원불교의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생애를 기록한 역사서 초고이다. 24.5cm×17.5cm의 불법연구회 전용갱지 52쪽의 단권으로, 국한문 혼용 펜글씨이다. 연호를 '대정(大正)' 등 일기(日紀)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원기28년(1943) 6월 대종사의 열반에서부터 원기30년(1945) 8월 해방까지의 작품으로 보인다.

내제를 〈대종사약력(大宗師略歷)〉이라 하였다. 전권을 11장으로 나누고, 편년체에 일화를 곁들여 서술하고 있다. 목차에 의하면 ①탄생(誕生) ②유시(幼時) ③발심(發心) ④구도(求道) ⑤입정(入定) ⑥오도(悟道) ⑦불법기연(佛法機緣) ⑧불교혁신(佛敎革新) ⑨접화(接化) ⑩건설(建設) ⑪입적(入寂) 그리고 연보표(年譜表)를 부록하고 있는데, 집필은 건설 부분의 중간에서 멈추고 있으므로 미완성본이다. 주산종사는 대종사 열반 후 교단의 주요 간부로 일제의 교단해체에 대응하여 부심하고, 해방과 더불어 전재동포구호사업의 진두지휘에 나서, 집필을 위한 시간이 없었다. 그해 말 병을 얻어 서울역 현장에서 귀환하여 투병하다가 이듬해 열반하였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교단에는 정산종사가 찬술한 〈불법연구회창건사〉가 원기22년(1937) 8월부터 원기23년(1938) 11월까지 기관지 〈회보〉를 통해 발표되어, 창립 제1회 12년을 정리하고 있다. 따라서 두 글이 상당부분 같은 기간을 다루고 있으나, 〈창건사〉의 '출정과 대각'을 '오도', '불법에 대한 선언'을 '불교혁신' 등으로 표현하여 독자적인 저술 방법을 택하고 있다. 특히 불교개혁에 대해서는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해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주산종사는 원기4년(1919)년 대종사의 제자가 된 이후, 주위에서 보필하다 대종사의 영애 박길선(淸陀圓朴吉善, 1909-1994)과 혼인하여, 대종사와는 옹서간(翁壻間)이다. 뭇 제자들 가운데 대종사를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며 법문도 많이 받들고, 또 이들을 〈대종사법설집〉·〈법해적적〉등으로 저술하였는데, 이들이 〈약전〉에 잘 함축되는 특징을 보인다.

역사서는 시대를 통관하는 역사의식을 전제로 한다. 그 가운데 주인공의 행동과 사상을 펼쳐나가야 의미를 지닌다는 말이다. 대종사의 법문정리에 매진한 주산종사가 일대기 구성을 도모한 것은 그 경륜을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재정리하려는 뜻이었으므로, 후인들의 대종사관·교법관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