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평화의 새로운 큰 기운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 자리한 원불교 성주성지에서 새롭게 일어났다. 9월28일 원불교 전무출신(성직자) 1천명이 성지성지에 운집했다. 참으로 많은 교무가 모였다. 법복과 법락을 착용하고 성주성지 대각전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참으로 장관이었다.

이날 모임은 성주성지 정산종사 탄생가 뒷산 골프장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막는 거교적 운동의 서막으로 이뤄졌다. 중앙총부에서 일년에 한차례 여는 9월말의 출가교화단 총단회(전무출신 교화단 전체 모임)를 11월로 미루고, 긴급으로 성주성지에서 출가교역자 총회를 열게 된 것이다.

오전 10시 성주성지 수호를 위한 기도에 이어 평화 특강과 정산종사 생애에 대한 강의가 있었고, 오후에는 문화 공연과 자유발언이 있었다. 이날 회합의 절정은 성지순례 및 참배였다. 가을을 재촉하는 단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운데 박실구도지 대각전을 출발, 기도터 거북바위를 돌아 소성리 마을회관을 거쳐 구성마을 정산종사 탄생가로 순례 대열이 이어졌다. 우중임에도 비옷도 입지 않고 그 비를 온 몸으로 맞으며 1000명이 두 줄로 이어 걷는 500미터 행렬은 가히 장관이었다. 연두에 나온 동네 주민들이 연신 감사하다며, 수고가 많다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넨다. 원불교의 힘으로 마을에 사드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기를 바라는 산골 민중의 비원(悲願)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순임금 시절에 풍류를 지어 소야뜰에서 연주를 하니, 아름다운 선율에 감동되어 전설의 새인 봉황이 내려와 춤을 추었다는 '소소구성 봉황래의(簫韶九成 鳳凰來儀)'라는 고사성어에 연유한 마을이 탄생지 구성(九成)마을이요, 성장지 소야(韶野) 마을이다. 구성과 소야마을을 합해서 소성리(韶成里)가 된 것이다. 이처럼 정산종사 탄생 성지는 중국 순임금과 인연이 깊은 고장이다. 정산·주산종사 두 분 스승의 영정을 모셔놓은 탄생가를 담장밖 길가까지 겹겹이 에워싼 1천명 교무가 정산종사가 친제한 기도 주문인 '영주(靈呪)' 101독을 외우고 간절한 마음을 모아 심고를 모셨다.

대각전에 다시 모인 대중은 사무여한(死無餘恨, 죽어도 한이 없다)의 정신으로 성주성지를 수호하고, 남북 화해와 협력으로 통일을 이루고 나아가 세계 평화를 정착하는데 앞장을 서며, 정산종사가 주창한 삼동윤리(三同倫理)를 적극 실천하여 상생과 평화의 대낙원을 건설하는데 매진할 것을 결의했다.

사드가 성주성지를 넘보는 이러한 현상이 생긴 것은 원기 100년대를 맞이한 원불교가 재가출가 전교도가 창교정신으로 돌아가 신앙과 수행 적공을 새롭게 하고 교단의 힘을 길러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를 성취하는 중심적 역할을 하라는 진리적 소명과 기연이라 판단된다. 사드는 당연코 성지를 침탈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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