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여원 기자
"원불교가 엔간해서는 크게 나서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보자면 이번 사드배치 반대 움직임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드 반대 평화기도회 등 유일하게 원불교 입장을 보도하고 있는 JTBC 손석희 앵커의 말이다. '엔간해서는' 흔들림 없고 냉철한 그가 '한국사회가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팍팍한 사회가 되었는가. 참담하다'고 속내를 드러내는 요즘이다.

팍팍하고 참담한 요즘, 다른 얘기를 하려고 한다.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 기록집>이 나왔다. '소태산·개벽·적공·천도' 이 4가지 열쇠말로 '기념대회의 원형'을 담고자 했다는 취지다. 기념대회의 원형을 담아내는일, 쉽게 언급할 수 없는 일이다는 생각으로 받아 본 기록집이다.

기념대회 기획 단계부터 기념대회 이후 후속작업까지 생생한 과정을 담은 기록집은 날짜별, 행사별로 핵심적인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대한민국 근·현대100년 해원 상생 치유 화합의 특별천도재 등 행사와 연계된 법문과 기도문도 모두 담았다.

개벽순례, 10년 대정진기도, 국제학술대회 등 관련 행사 또한 빠짐없이 기록됐다. 원불교100년의 감격이, 또 한번의 감동으로 생생하게 전해졌다.

기념대회의 무대와 시스템, 좌석배치, 대중안내, 응급의료대책, 자원봉사 운영, 부대행사까지도 철저하게 데이터를 분석했고, 독경단에 참여한 신청자들의 연령별·교구별 현황까지, 모든 원천 자료들이 데이터로 재정리됐다. 각 챕터 안에서 주요 데이터나 개념을 일러스트와 도형, 그래프 등으로 시각화해 교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독경 한 구절 한 구절의 의미도 풀어놓았고, 대종사 친필과 악보 등 관련 자료들도 최대한 성의껏 엄선해냈다. 여기에 읽기 편한 판형과 편집, 어느 페이지든 쉽게 펼쳐지고 책장이 뜯기지 않는 제본, 인체에 무해한 콩기름 인쇄로 종교기록물의 모범을 보인 것도 깨알센스다.

기록집은 교법과 세상을 향한 종교의 본의를 보다 쉽고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친절한 원불교 길잡이 이고, 기록물을 넘어선 100년의 '작품'이라는 생각에 주저함이 없다. 실제로 기록집을 받아본 공기업 경영컨설턴트는 '민간 및 공공기관에서도 본받을 만한 결과물'이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가끔 왜 뉴스 끝에 음악을 내보내느냐는 질문에 손석희 앵커는,'무겁고 골치 아픈 뉴스 끝에 힐링을 위한 것'이라고 답한다. 기록집이 전하는 힐링, 내겐 음악과 별반 다르지 않다. 기획 콘텐츠를 설계 구성한 김도경, 정소이, 이은정 교도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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