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화니 대표 / (주)핑크로더 공정여행사
요즘 동네에서 오랜시간 살아온 주민들이 직접 자신의 마을을 소개하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동네가이드, 마을해설사, 스토리텔러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하고자하는 일은 모두 같은 마을 이야기꾼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로 여행객들을 안내함으로써, 마을을 알리고 부수적인 수입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동네들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가진다.

첫 번째는 공동체가 이미 형성되어 있거나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는 곳이다.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많은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동체 복원 활동은 주민들의 욕구나 전문가들의 기획에 따라 여러 형태로 지원이 된다. 지역이 가지는 문제점을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가며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곳도 있고, 공모사업을 통해 많은 자금이 들어감에 따라 필요에 의해 기획되기도 한다.

두 번째는 각기 다른 컨셉의 체험형 테마를 가진다. 마을마다 지역주민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반영한 도자기체험, 천연염색체험, 바리스타체험 등 체험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나중에는 주민들이 취미생활을 넘어 전문 강사로 활약하기도 한다. 체험 프로그램들은 점차 확장되어 마을 수익사업이 되기도 하는데, 적은 금액이라도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이 일어난다.

세 번째는 관광객을 유치하여 수익을 얻고자 한다. 모든 사업의 마지막은 관광으로 연결시킨다. 세계여행의 패턴도 우르르 모여다니던 단체여행에서 소규모 그룹여행으로 변화되었고, 시대적인 흐름도 지역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골목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좀 더 색다른 곳, 더 정감있는 곳,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곳 등 더 깊숙이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을로 관광객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는 마을들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알리고 싶어하는데, 그 결과로 보여지는 것이 마을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여 만든 투어코스개발과 마을해설사 양성이다.

이러한 요청을 받고 막상 교육을 하러 가서 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우리 동네에 관광객이 많이 오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가?' 이다. 나는 주민들이 얼마만큼 준비되어있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1000명을 수용할 만큼의 능력이 되면 하루에 1000명을 오게할 수도 있는 것이고, 우리가 10명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은 우리가 하기 나름이기에 주민들이 그 기준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마을사업은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고 주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공동체 초기에는 다들 서로 어려운 지점들이 많이 있기에, 전문가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하지만 결국 모든 마을의 일은 동네에서 결정하고 추진해야하기에 사소한 일이라도 스스로 해야 한다. 나서기 싫고 귀찮은 부분도 있지만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공동체는 함께 해결할 수 있고, 자주 보고 웃으면 건강해지고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다. 때로는 다른 지역에서 하는 사례들이 대단해 보이겠지만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해설사교육 또한 몇 달을 받았다고해서 하루아침에 전문가이드가 될 수 없다. 마을해설사들은 동네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다. 동네에 20명이 와도 불편해한다면 10명으로 인원을 제한해야하고, 다른 지역에서 하는 말보다 우리 지역의 이야기에 더 크게 반응해야한다.

우리 동네에 있는 풀 한포기에도 애정을 담아 그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그 울림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질 수 있도록 알리는 역할인 것이다. 개인의 이익이나 집단이기주의가 아닌 마을의 곳곳에 따뜻한 애정을 가진 이야기꾼들이 더욱 많아지길 희망한다. 그런 곳에서 함께하는 여행을 만들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