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담아낸 박청수 교무의 일생
'칸타타 맑을 청 빼어날 수'

18일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칸타타 맑을 청 빼어날 수'는 '한국의 마더박' 박청수 원로교무의 일생을 담은 무대였다. 특히 세상은 이 무대가 박 원로교무와 김문환 서울대 미학과 명예교수의 만남이라는 데 큰 관심을 보였다. 우리 사회 미학계의 지성 김 교수는 박 원로교무를 원기90년 성 라자로마을에서 만난 이후 감동과 존경을 담은 시를 탄생시켰다.

공연이 끝난 후 그는 "오늘 무대는 '음악이 있는 마을' 합창단의 수준있는 연주로, 극적인 표현이 잘 돼 청중들이 더욱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었다"며 "박청수 교무님을 위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열과 성을 다했음을 느꼈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이번 칸타타는 개신교 신자인 김 교수가 원불교 교무를 위해 시를 쓰고, 이를 성공회 신자가 다수 참여한 합창단이 노래해 더욱 화제가 됐다. 김 교수는 "가사 중 법정스님의 편지 한 구절과 성경 욥기의 고통에 관한 시 한 구절을 인용했다"며 "종교를 넘어 사랑과 은혜를 전해온 박 교무의 일생과 같은 감동이 오늘 무대에서도 실현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청수 원로교무는 이날 인사를 통해 "김 교수는 마치 교도인 것처럼 원불교 교리와 정신을 시에 잘 녹여냈다"고 밝혔다. 그와 원불교의 인연은 10년 전 그의 저서 <서울에서 제일 거룩한 곳>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그는 "원불교를 넣고 싶어 고민하던 중 건축가 김인철 교수에게 강남교당 이야기를 들었다"며 "내 큰형수의 고모가 한국보육원 황온순 원장(황정신행 종사)이었던 것 외에는 인연이 없었는데, 강남교당을 보고 호기심이 싹텄다"고 밝혔다. 이후 기초 자료를 읽으며 혼자 강남교당 법회에 참석했고, 그는 당시를 "열린 기운이 떠돌았는데, 그 분위기의 절반 이상이 박 교무의 유연하고 자유로운 스타일에서 빚어지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김문환 명예교수는 2004년 보관문화훈장을 서훈받았으며, 2010년 서울대 명예교수로 추대됐다. 88서울올림픽 주제곡 '손에 손잡고'의 한국어 작사로 친근하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