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국 당시 가장 유명한 정치인으로 조지 워싱턴(1732~1799)과 벤자민 플랭클린(1706~1790)을 꼽는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하나같이 정규교육을 거의 받지 못해 무학(無學)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그러므로 이들은 평생 배우는 자세로 살았다. 이후 한명은 지금까지 선례가 없었던 대의민주주의를 성공시킨 대통령으로, 또 한 명은 정치 및 과학자로 미국 발전에 큰 공헌을 세운 역사적 인물이 된다.

소태산은 "사람의 인격이 그 구분(九分)은 배우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대종경>교의품34)"이라며 인격형성 90%가 바로 이 배움에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배움이 익혀지는 과정도 "마치 벌이 꿀을 모으는 것과 같이 어느 방면 어느 계급의 사람에게라도 나에게 필요한 지식이 있다면 반드시 몸을 굽혀 그것을 배워야 한다"며 배움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다양하게 익혀야 하는 것인지 설명했다. 두 위인은 그들의 전기에서 배움으로 주위 의견을 듣고 포용할 줄 아는 지혜와 독단적이지 않는 겸손 등 원만한 정치 역량도 비롯됐다고 평하고 있다.

그러나 소태산은 "세상 사람들 중에는 제 각기 되지 못한 아만심에 사로잡혀 그 배울 기회를 놓치고 마는 수가 허다하나니, 이것이 곧 큰 병이다"며 '배우려 하지 않음' 자체가 병든 사회의 네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청와대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7일만에 시민사회 원로 10여 명의 자문을 구하고 앞으로 종교계에도 자문을 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세월호 사건, 개성공단 폐쇄, 고 백남기 사망사건, 사드배치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배우는 자세로 대국민에게 자문을 구했으면 민심이 이렇게 분개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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