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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으로 배움 채워가는 공부인
실천으로 배움 채워가는 공부인
  • 강인성 교도
  • 승인 2016.12.02
  • 호수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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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인성 교도 / 광주교당
교직을 마치고 스스로 찾아간 원불교
외손녀 모델 영산성지 성가영상 제작
변산성지에서 깊은 신앙·수행 체험해

원불교에 입교해서 교도생활을 한 지 올해 5년째에 접어든다. 42년 교직 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임을 하면서 의미있는 노후를 위해 꼭 종교를 갖고 싶었다. 그러던 중 30여 년 전 우리 아이들을 담양교당 원광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느꼈던 교무님들의 따뜻한 이미지가 떠올라 스스로 광주교당을 찾아갔다.

독실한 가톨릭 집안의 장남인 나는 원불교에 입교해 교도가 됐다. 어머니는 처음엔 상심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아들이 선택한 종교에 대해 인정해 주고 있다. 딸과 사위도 가톨릭을 신앙하고 있지만, 내가 원불교에 다니는 것을 좋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다. 원불교 교리를 접하고 차츰 법을 알아가면서 비교도인 집사람을 교당 법회로 인도하는 것이다.

<대종경> 교의품 15장에서 노부부가 며느리에게 실지 불공한 법문처럼 어떻게 집사람에게 불공을 잘해서 법회에 나오게 할까 늘 궁리했다. 평소 사소한 일에도 버럭 화를 내서 집사람을 섭섭하게 했던 나는 원불교 마음공부를 하면서부터 경계가 올 때마다 참고, 돌리고, 멈추는 공부를 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렇게 잘 돌리는가 싶다가도 가끔은 큰소리로 화를 낼 때가 있다.

하루는 집사람을 교당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라도 나의 화내는 나쁜 습관부터 고쳐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 유무념 조목으로 정하고 마음을 챙기니 대화하면서도 "그것 참 좋네, 그 말이 옳아" 하면서 상대에게 여유있는 마음을 갖게 됐다. 집사람도 조금씩 변화하는 나를 보며 원불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즈음 원불교 성가 영상의 모델인 외손녀를 데리고 교당에 다니게 된 것은 나에게 참 감사한 일이었다.

나는 교당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신앙실천 목표를 세운 것이 있다. 첫 번째가 원불교 성가 영상제작이었다. 나는 그동안 운영해왔던 개인 블로그 사진전시회를 성가 영상으로 만들어 총부 커뮤니티-영상콘텐츠 공모전에 응모하게 됐다. 원불교 홈페이지에 성가 영상을 만들어 올린 것이다. 정산종사는 "성가를 일종의 노래로만 알지 말라"고 하며, "그 속에 진리가 들어 있나니, 그 가사를 새기며 경건히 부르라"고 밝혀줬다.

나는 원기97년에 정년퇴임하고 그동안 틈틈이 찍은 사진을 모아 개인 블로그에 사진전을 열고 있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우리나라 명소를 부지런히 걸어 다녔고, 찍힌 사진은 원불교 성가 영상의 주요한 자료가 됐다. 우리 성가를 늘 머릿속에 구상하며 UCC에 올리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오롯이 교리를 새기며 공부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나는 총부의 커뮤니티-영상콘텐츠 공모전에 '기도'라는 이름으로 응모했다. '기도'는 외손녀를 데리고 원불교 근원성지인 영산성지에 가서 어린아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합장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그 여섯 살 꼬마아이가 커서 원불교의 주인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나로서는 퍽 의미 있는 영상이었다.

두 번째 신앙실천사례는 원독서회에 창립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교당에서는 지난해부터 '원독서회'라는 이름으로 교리공부모임을 하고 있다. 원독서회는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잠깐의 짬을 내어 원불교 관련 도서를 읽고 매달 한 번씩 정해진 날에 모여 각자의 독후감을 발표하는 공부모임이다. 독후감과 함께 자신의 공부와 생활, 감각된 바를 회화하는 자리라 재미가 더하다. 나는 처음부터 원불교 독서회에 참여해 회상 창립의 역사와 원불교 교리를 깊게 공부할 수 있었고 교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한 번은 <돌이 서서 물소리를 듣는다>는 설교모음집을 읽고 나서는 '변산구곡로 석립청수성'의 현장인 변산성지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났다. 마침 몹시 무더운 지난여름, 원독서회 회원들과 시간을 내어 변산성지에 가게 됐다. 변산성지에서 나는 대종사를 모시고 공부했던 초창기 우리 선진들의 모습이 떠올라 깊은 감회에 젖었다. 석두암 터와 봉래정사를 마음의 소리로 들으며 느릿느릿 걷기도 하고, 변산구곡로 너럭바위에 도착해서는 입정하며 물소리를 들었다. 그 물소리는 깨달음의 소리로 들렸고, 책을 읽기 전후의 마음은 물론, 성지에 가본 후와 가기 전의 나의 마음은 확실히 달라져 있음을 실감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원불교 성지 곳곳을 몸으로 보고 마음으로 증득하는 독서를 계속 하려고 한다.

<정산종사법어> 근실편 15장에서 "배움에 세 가지가 있나니, 하나는 밖으로 모든 학문을 듣고 배워 알아 감이요, 둘은 안으로 연마하고 궁구해 자각으로 지견을 기르는 것이요, 셋은 배우고 깨친 바를 실지에 베풀어서 지행이 일치하게 하는 것인 바, 세 가지 중에 실지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혀줬다.

나는 이 법문을 새겨 안으로 내실있는 마음공부에 힘쓰고, 밖으로 가족교화와 성가 영상 제작에 정성을 다하며 실지 공부를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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