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광 교무 / 공군사관학교 성무교당
어느 한 그림을 보고 그 그림에서 말하고자 하는 정답을 맞추는 그림연상퀴즈라는 것이 있다. 어느 아파트 단지에 5동 옥상에만 나무 한그루가 심어진 그림이 있었다. 이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연상된 답은 무엇일까.

정답은 '오동나무'다. 요즘 인기 있는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이 퀴즈가 진행돼 많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 중 하나는 정답을 맞힌 사람들과 못 맞힌 사람들의 반응이다. 정답을 맞힌 사람들은 못 맞힌 사람들을 보며 저렇게 쉬운 문제를 어떻게 모를 수 있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하고, 반면 정답을 모르는 사람들은 저 그림을 보고 정답을 어떻게 맞히느냐는 반응이 너무 재미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정답을 공개 했을 때 답을 맞히지 못한 사람들 하나같이 저렇게 쉬운 것을 왜 생각을 못했을까 하며 스스로 한탄하는 모습이다. 재미있게 TV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림연상퀴즈를 떠나 우리의 삶도 알면 쉽고 모르면 어려운 것이라는 감상이 든다. 인생이란 것이 정답으로 살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정답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답이 있는 그림연상퀴즈보다 더 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을 잘 만들어가는 방법을 모르면 눈뜬 봉사가 되어 아무리 어떤 힌트를 줘도 그것을 볼 수 없는 삶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야 수월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 해법은 바로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라고 본다.

소태산 대종사는 모든 사람에게 인과보응의 진리를 믿고 깨닫게 하여 주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라고 했다. 인과보응의 이치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산수 계산하는 것처럼 쉽다. 내가 나쁜 일을 하면 나에게 나쁜 일이 돌아오고, 내가 좋은 일을 하면 나에게 좋은 일이 돌아오는 이치이다. 이렇게 쉬운 이치를 우리들은 쉽게 찾아내지 못한다.

그 이유는 바로 삼독오욕에 가린 '나'라는 것이 참된 나를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삼독오욕에 가려진 사람은 나에게만 이익이 되면 그 뒷일은 생각지 않고 모든 일을 자행자지한다. 그러나 인과보응의 이치를 아는 공부인들은 인류가 모든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스스로가 이길 때와 져줄 때를 알며 모든 것을 상생으로 만들어 살아갈 줄 안다. 인과의 이치는 참 쉽지만 사람들은 보통 이 이치를 실생활에 활용하는 것을 참 어려워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어떤 사람에게 봉변을 당하고 분을 이기지 못하는 한 제자에게 "네가 갚을 차례에 참아 버리라. 그러하면, 그 업이 쉬어지려니와 네가 지금 갚고 보면 저 사람이 다시 갚을 것이요, 이와 같이 서로 갚기를 쉬지 아니하면 그 상극의 업이 끊일 날이 없으리라"고 가르쳐줬다. 앞서 언급했듯 인과보응의 이치를 알기는 쉽지만 내가 갚을 차례에 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 인과보응의 이치를 알아서 내가 갚을 차례에 참아내는 힘을 키워야 한다. 하루아침에 키울 수는 없지만 정진 적공하며 그 힘을 키운다면 세상의 모든 그림이 은혜라는 정답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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