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여는 새로운 문화 놀이터

원경고등학교가 11월19일 적중면 면소재지 농협 창고 마당에서 '적중느림장'을 개장했다. '적중느림장'은 지역 5일장이 없어진 이후 처음 열린 장으로 지역공동체 회복과 학생들의 창업교육, 나눔과 소통을 위해 마련된 일종의 대안장터이자 프리마켓이다.

원경고등학교 교직원들은 1학기부터 경북 상주의 '백원장'을 모델로 적중지역 장터를 계획해왔으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홍보해 참여를 이끌어냈다.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관공서와 지역 카페·식당·슈퍼마켓 등에 붙였고, 적중면 이장단 회의에서도 홍보하는 등 지역 주민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렸다. 또한 '느림장터' 밴드를 개설해 회원들 간의 소통도 이뤄나갔다.

학생들은 천연비누, 레진공예, 제과제빵, 각종 효소와 수제 차, 캘리그라피 엽서를 만들고, 파전과 가래떡, 달고나 등의 먹거리도 함께 내놓았다. 학부모와 교직원들도 이에 호응해 우렁이농법으로 생산한 곡물, 중고 옷과 그릇, 수제 행주, 책, 장신구와 미용품, 오뎅과 커피 등을 준비해 총 19개의 부스를 펼칠 수 있었다. 특히 적중느림장에는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친환경 제품과 핸드메이드 제품을 사용하도록 했으며, 비닐대신 폐 현수막을 재활용한 에코백을 나눠줘 의미를 더했다.

원경고등학교 정도성 교장은 "작지만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며 "적중느림장은 '느림장'이라는 이름이 보여주듯 목표 달성과 성공보다 과정의 성찰을 중시하며, 이윤 추구보다 나눔과 협동의 가치를 가꾸어 나가는 장터가 되도록 하겠다. 앞으로 지역주민들과도 더욱 공유해 함께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미은 학부모는 "오늘 장을 연 장소가 옛날 적중 5일 장터였다는 데에 의미가 더욱 깊었다. 지역 속의 원경이 보기 좋았고, 그 속에서 학생들이 실제 삶을 살아보고 진로를 더듬어보고 서로 나누며 성장하기를 바란다. 이 가을에 원경고가 여물어간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함께 여는 새로운 문화놀이터를 표방하고 있는'적중느림장'은 매월 3째주 토요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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