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전 기자
취재차 교당을 다녀보면 갈수록 교도 출석수가 감소하는데 이를 해결할 뚜렷한 대책이 안 보인다는 문제점과 자주 마주하게 된다. 총력법회, 어깨동무법회, 교화단 단합 행사, 방문 순교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보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일체중생을 파란고해에서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할 대종사의 법은 확실한 콘텐츠다. 물질이 개벽되는 시대일수록 정신개벽만큼 경쟁력있는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확실한 콘텐츠가 있는데도 교화는 왜 어려울까?

봉공회원들의 봉사 활동 행사 취재를 나갈 때가 많다. 어르신 무료급식 행사나 지난번 울산 수해 복구 현장, 노인 요양소 목욕 봉사 등에서 원봉공회가 새겨진 분홍색 조끼를 입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현장을 만나게 된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는 '좋은 사람들', '따뜻한 종교'의 이미지가 남게 된다. 청소년 법회에서 만나는 중·고등학생들도 원불교를 접하게 된 배경에 대종사의 법 콘텐츠보다는 재미있는 행사에 '친구' 따라 놀러왔다가 입교하게 된 경우가 많다. 부산방언회 마음공부방에서도 마음공부를 하러 왔다가 자주 만나다보니 입교하게 된 교도가 많다. 주변에서 사람에게 '감동'을 받아 입교했다는 교도도 있다.

젊은 사람 교화가 어려운 요즘, 부산 양정교당은 젊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왜 오느냐는 물음에 "교당에 오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나를 받아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 "오면 마음이 편안하다"고 한다. 신앙이라는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다.

자신을 받아주고 소통이 되고 위로를 얻다보니 자주 나오게 되고 자주 나오다보니 그 다음에 신앙심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신앙이 먼저여서 알뜰한 교도가 되는 것이야 바람직하지만 '사람'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현실이다.

대종사의 콘텐츠를 대중에게 전하는 방법은 결국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 오지 말라고 해도 찾아오는 사람들로 활기찬 교당에는 교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따뜻하게 챙겨주는 '사람'의 정성이 있다. 어디가 아픈지 무엇이 필요한지 챙기고 다독이는 사람이 있다. 의무보다는 위로와 지지와 관심과 소통이 있다. 그 마음을 잘 읽고 챙겨주는 곳은 다시 오고 싶은 법이다. 다시 와야 신심도 생기고 공심도 생긴다.

지난 주말 집회가 190만명을 넘어섰다. 촛불이 횃불로 커지고 있다. 국민들이 외치는 말에 꿈쩍도 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사람'이 없다. 이래저래 사람이 그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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