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서 저술로 읽는 교사〉

▲ 〈원불교기념사진첩〉의 표지와 내용.
정산종사가 원기47년(1962) 1월24일 열반에 들었다. 그리고 2월23일 대산종사가 정산종사의 법통을 이어 종법사위에 올랐다. 정산종사의 열반을 앞두고 사진자료를 남기려고 준비하다가 그해 6월 초창교단의 모습을 담은 사진작품집을 발간한다. 〈원불교기념사진첩〉이다.

이 〈사진첩〉은 가로 30.5×세로 22cm 크기의 양장 아트지 226쪽이다. 단면 인쇄에 칼라로 제작하고 각 쪽마다 엷은 반지를 덮은 최고급 인쇄이다. 표지에는 책제목 외에 '47'이라 했는데, 이 숫자는 책이 발간된 원기47년을 뜻한다. 판권사항까지 생략하고 있으나, 말미에 '편집후기'를 실어 발간 의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편집위원은 편집과 출판을 도맡은 이공주(九陀圓 李共珠, 1896~1991)종사 외에 박광전·박장식·성정철·황정신행·정광훈·김정용·이공전·김장권·정성숙·송순봉 등 10분의 선진들을 이름 없이 얼굴사진만 게재하고 있다.

구성은 서편, 대종사 추모편, 정산종사 추모편, 끼쳐주신 법등편의 4부로 나눴다. 서편은 중앙총부 전경, 신앙의 본당(本堂: 대각전·일원상), 대종사성탑, 국내교도 분포도를 실었다. 대종사추모편은 진영과 유묵(遺墨: 四恩), 법인대성사(法認大聖事: 구인선진), 정관평언답, 재세시의 이모저모, 만년, 출가대중, 게송, 열반, 조빈(弔賓)과 유족, 영결식, 발상(發喪), 장열의 이모저모, 다비례(茶毘禮), 후계종법사(정산종사) 취임식, 산소(임시성탑), 영산성지(구도터·입정터·대각터·교법연마·개교·성비(聖碑) 등을 실었다.

정산종사 추모편은 진영과 유묵(靈呪)·재세시의 이모저모·대종사 봉찬사업·성지사업과 정화사사업, 법훈자(法勳者), 게송, 열반, 발인식, 장례행렬, 다비례, 후계종법사(대산종사) 취임, 성주성지(탄생지·구도지), 봉래산 시법(侍法), 성탑모형도를 실었다.

끼쳐주신 법등편은 대산종사 진영과 교단간부, 중앙총부, 교정위원회, 중앙선원과 동산선원, 원광대학(교학 전당·박광전 학장), 정화사와 원광사, 산업기관, 자선기관, 재경(在京)기관(출장소·보화원), 지방 사업기관, 육영재단, 총부교당(익산지부), 수도 및 각 지방교당, 그리고 말미에 원불교세계연락도와 교가를 실었다.

따라서 이 〈사진첩〉은 원불교 초창기의 사진자료를 잘 담고 있다. 출판된 원기47년은 5.16군사정변(1961) 직후이다. 책머리의 국내교도분포도와 말미의 세계연락도를 싣고 있는 것 역시 당시 교단이 지향하는 바를 웅변하고 있는 셈이다.

양현수 교무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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