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시아버지가 주신 '보물'입니다"
희귀성 질환 대뇌동맥연축, 가성치매 진단
유무념 공부, 인터넷 법문사경으로 재활치료

원기101년 전북교구 4정진 실천사례 경진대회에서 1등 원백상을 수상한 신태인교당 최인덕 교도(崔仁德·56). 역경, 기도생활, 변화된 삶에 대한 감동 스토리를 품은 그는, 이미 지역에서 유명 인사였다. 4정진 공부를 통해 속 깊은 마음공부인으로 거듭났다는 최인덕 교도를 신태인교당에서 만났다.

"전형적인 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한때는 출가를 고민할 정도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어요. 그러던 중 원불교 집안의 남편을 만났고, 결혼 후 감곡교당에서 입교를 했죠. 입교는 했지만 교당엔 잘 나가지 않았고, 매일 시댁에서 시아버지의 심고와 목탁소리, 독경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 아버님 참 대단하시다'고 감탄만 했을 뿐이었어요. 그러던 중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됐고, 방배교당에 나가게 됐습니다."

결혼 선물로 시아버지가 준 교전을 읽고, 대종사 말씀이 깨달음으로 와닿아 자연스레 발걸음이 교당으로 향했다고 말하는 그다.

"열심히 교당에 다니면서 종교 생활의 즐거움을 느끼던 어느 날, 갑작스레 친정어머니가 위암진단을 받게 됐어요. 서울에서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 후 회복된 어머니를 모시고 친정아버지과 함께 친정이 있는 의령교당에 입교시켜 드렸죠. 건강이 허락하는 한 법회에 빠지지 않던 신실한 교도인 어머니가 원기90년 열반을 하셨고, 장례를 모두 원불교식으로 치렀습니다. 종재 후에는 친정 식구 8명이 모두 입교해 일원가족이 됐고, 7개월 후 열반하신 아버님 장례도 원불교식으로 치렀어요."

원기95년 전주로 이사를 한 그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 9월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을 찾은 그가 '대뇌동맥연축'이라는 희귀성 질환을 진단받게 된 것이다.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하던 중 마지막 확인 차 받게 된 '혈관조영술'의 부작용이 생겼어요. 오른쪽 편마비와 언어장애가 오더니, 시야까지 좁아졌죠. 결국 뇌경색까지 걸렸어요. 갑작스런 시련들로 인해 '왜 내게 이런 힘든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올까, 내가 은혜를 입은 사람들에게 봉공활동으로 보은해 왔는데, 이제 보은할 수 없게 되는 것일까?'하고 하소연 했죠. 점점 우울감에 빠져들었던 저는 기억력이 감퇴되고, 우울증으로 인한 '가성치매'까지 왔습니다."

이 때부터 '약 잘 챙겨먹기'를 유무념 조목으로 정했다는 그는 무엇보다 곁에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 남편이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그는 다시 교당으로 향했고, 인터넷 법문사경을 접하고 새로운 목표를 삼았다.

"오른손 사용이 불편한 상태였던 저는 인터넷 법문사경을 통해 재활훈련을 하려고 마음먹었어요. 틈나는 대로 사경을 하다 보니 현재는 정상에 가까운 생활이 가능해졌죠. 8번을 완본했고 현재 9번째 사경을 마칠 예정입니다."

지난해 전주에서 시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정읍 신태인으로 이사를 온 그는, 신태인교당에서 교무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북교구 4정진 실천대회에 나가게 됐다. 1등 상금을 교당 리프트 설치를 위해 전액 희사한 그다.

"지난해 대회에는 교당에서 출전한 교도가 없었어요. 그래서 교무님이 올해는 단별로 1사람씩 발표를 하라고 하셔서 우리 단에서 제가 대표로 약속을 지키게 됐죠. 아직까지 긴장을 하면 발음이 불편해져서 걱정을 했는데, 발표할 때 미리 양해를 구했더니 다들 이해해주신 것 같았어요. 마지막 순서라서 더 긴장이 됐고, 입상을 하리라곤 상상도 못했죠. 1등 발표 때 제 이름이 불러지는데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닌가,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되나 걱정이 됐어요. 요즘 교당 재정이 어려운데, 상금을 통해 교당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올해 그의 가족들은 시아버지께서 열반을 하신 뒤, 시아버님이 사시던 옛 한옥 집을 가족법당으로 리모델링 했다. 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시아버지 생신인 11월12일에 봉불식을 마쳤다.

"저희 시아버지는 언제 어디서나 대중의 환영을 받으시는 분이셨어요. 좀 더 오래 계시길 염원했으나 올해 2월28일에 열반하셨습니다. 너무도 아쉽고 슬픈 이별이었죠. 주위의 많은 인연을 통해 아버님의 삶이 얼마나 가치 높은 삶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매일 몸소 수행정진하시는 모습으로 온 식구들을 교화하셔서 시댁 식구들 모두가 일원가족으로서 열심히 정진적공하고 있어요. 열반하신 아버님 생신에 맞춰서 80년 전에 지어진 시댁 본채를 가족법당으로 리모델링을 했고, 이 곳에서 가족법회를 보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는 이 모든 것이 아버님께서 주신 소중한 보물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를 원불교로 인도해 준 시아버지와 남편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함께 마음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원불교는 '시아버지께서 주신 보물'이라고 생각한다는 그, 다음 생에 꼭 전무출신을 하겠다는 그에게서 단단한 의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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