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대정진기도 체험

▲ 오예원 교도 / 원불교 봉공회장
기도의 힘 얼마나 위대한가
중근기, 기도로 극복
풀지 못할 일 없어

종교와 신앙인의 기본은 기도 생활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진리를 세태가 어지러운 요즘 부쩍 더 절감하게 된다.

국정을 농락하고 여러 가지 의혹들로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무능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되었음에도 울분이 풀리지 않는 많은 국민들은 헌재의 판결을 기다릴 것 없이 당장 물러나라, 이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길이라 외치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그 선봉에 각 종교의 성직자들이 나아가 선도하고 있다.

거기에 우리 교단은 성주 성지 수호 문제까지 결합되어 출가 재가 많은 교도들마저 심지어 선동적인 문구의 피켓까지 들고 거리로 나서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보며 성지 수호의 절실함을 공감하는 같은 교도의 한사람으로 평화를 내세우며 종교가 이제부터 라도 기도하는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거리로 나서는 것이 과연 문제해결의 옳은 방법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이제 대통령은 무능한 대통령으로 낙인찍혀 국회 탄핵까지 받았는데 아직도 분노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민들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 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은 거리로 나서 선동적인 구호를 선창하는 대신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기도를 올리며 천지의 감응을 받고 민심을 달래는데 앞장서야 하는 게 아닐까. 성지수호의 문제 해결방법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요즘이 바로 지극한 기도로써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하신 스승님의 말씀을 다시 새기며 9인 선진님들의 백지 혈인 정신으로 기도에 정성을 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분은 우리가 기도만 하면 정부에서는 우리의 힘을 알 수도 없음은 물론 우리 교법에 진리불공과 실지불공을 같이하면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하셨는데 기도로써 진리불공만 하는 것은 기복신앙으로 흐르는 지름길이며 거기다 다른 종단에선 그들과 같이 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원불교를 소극적인 종교라 생각할 것이라는 우려의 말씀도 하신다.

그 우려도 일리 있는 말이며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서울과 성주에서 '원불교는 평화'라는 주제로 시위하며 실지불공을 드렸으니 이제는 전교도가 진리불공으로 힘을 모을 때라 생각한다. 기도를 드리는 것은 누구에게 보여주고 시위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기도를 통해 내 마음을 먼저 다스리고, 살며 어지러워진 마음을 참회하며 천지의 지극한 기운을 받는 것이라 배웠다. 지난 10년 동안의 백년성업 기도로 이미 많은 교도님들이 은혜의 꽃을 피웠음을 감상담으로 써서 올린 글을 우리는 보았고 함께하는 기도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도 경험을 했다.

솔직히 돌이켜 반성해 보면 난 10년 기도 초창기에는 교도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기도생활도 제대로 하지 않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봉공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시작하면서 재가 단체 회장단과 교도님들의 혈성어린 기도의 모습을 보며 내 게으름을 반성하게 되고 기도에 동참하며 나름의 정성을 드렸지만 천성이 게으른 탓에 핑계가 생기면 함께하지 못하고 그러면서 시간이 나는 대로 기도를 올리며 해제식을 교도들과 총부에서 함께 했다.

어찌 보면 주마간산 격 기도를 드렸지만 그 기도를 통해 내 마음을 좀 더 넓고 깊이 있는 신심으로 다스리게 됐고 중근기(?)에 머물며 잠시 잊고 있던 기도의 힘을 다시 한 번 마음으로 느끼고 삶속에서 실감하게 됐다.

요즘은 매사 실지불공과 기도의 힘으로 풀지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나의 신념이 되어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마음으로 일을 하며 내 마음이 부자가 된 기분으로 즐겁게 공부와 일을 하게 됐으니 이 또한 한마음으로 함께한 기도의 힘이라 생각하며 법신불 사은 전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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