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 기자들이 현장 곳곳을 취재하면서 몸과 마음으로 체득하고 깨달은 교화열정은 그대로가 감동이었다. 전국 각지 재가출가 교도들의 속 깊은 마음공부와 신앙 수행 정진을 기사로 다 전하지 못한 아쉬움 또한 크다. 올해를 마감하면서 감동 사연의 인물과 기관, 교당 등 각 분야별로 본사 기자들이 선정한 '원신어워드'를 통해 다시 한번 그 감동을 나누고자 한다.

애독자상/ 동순천교당 이성연·박샘별 교도

독자퀴즈와 함께하는 교리공부

매주 독자퀴즈에 응모하고 있는 동순천교당 이성연·박샘별 교도가 원기101년 애독자로 뽑혔다. 이들은 교당에 다녀온 뒤 <원불교신문> 독자퀴즈를 함께 푸는 것으로 한 주를 마무리한다는 신심 깊은 모녀지간이다.
총 20여 건의 응모를 한 이성연 교도는 독자퀴즈에 처음 도전하게 된 날을 떠올렸다. 그는 "어느 날 신문을 읽다보니 독자퀴즈라는 코너가 눈에 들어왔다. 어려서부터 낱말퀴즈 맞추기를 즐겨했다"며 "<원불교신문>의 독자퀴즈를 보고 신문을 더 열심히 읽게 됐다. 낱말을 맞추기 위해 다시 되돌아가서 기사를 정독하기도 하고, 신문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샘별 교도는 "오롯이 원불교 용어로 가득한 독자퀴즈를 풀다보니, 교도로서 공부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어머니와 함께 맞추다보니 재미도 늘고, 응모도 꾸준히 하게 됐다"며 "독자퀴즈를 풀면서 모녀지간 사이도 돈독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지현 기자 cjh@wonnews.co.kr

교화상 / 송천교당

지역사회활동에 참여, 도심교화의 모델

지역민과 함께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 선요가 명상 등의 프로그램 운영으로 도심교화에 모델을 제시한 송천교당을 올해 원신어워드 교당부문에 선정했다.
한 해 동안 송천교당은 은혜나눔 장학금과 건강행복교실 운영으로 재능과 물품기부, 은혜나눔 장학금, 행복대학 운영 등 지역사회활동을 통해 지역민들을 교당으로 인도하며 교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배현송 교무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행복대학은 지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노래교실과 선요가, 오행체조, 명상 등을 함께했다. 또한 특강이나 야유회를 통해 친밀도를 높여온 결과 현재 240명이 등록했고, 매주 7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6070 행복 콘서트'를 통해 노인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활력을 찾는 데 유익했다. 자녀, 손자, 친구 및 이웃 등을 초대해 공연함으로써 원불교를 알아가는 외연을 넓힐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역교화에 대한 예시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기102년 교당운영 방향으로 법위향상을 위한 단계별 훈련과 단별 교당스테이를 진행할 계획이며 밝고 훈훈한 동네만들기를 위하여 '6070 행복콘서트'와 함께 '웃는얼굴 사진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방과 후 청소년 공부방을 운영해 청소년교화의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올해 해왔던 은혜확산 사업이나 행복대학 운영, 마음지도사 양성과정인 송천마음학교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유원경 기자 an1@wonnews.co.kr

평화상 / 원불교환경연대

굵직하고 풍성한 노력 큰 결실

원불교환경연대의 한 해는 굵직하고 풍성했다. 원불교 100년을 맞아 시민사회와 약속한 100개 햇빛교당 완성, 반핵·탄핵으로 가는 생명평화탈핵순례 200차 달성, (사)생태지평이 선정한 올해의 '생태지평상' 수상까지 그간의 노력들이 큰 결실을 맺은 시간들이었다.

올해 원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를 맡은 김선명 교무는 "무엇보다 외부에서 우리의 활동을 높이 평가해 준 점에 감사하다. 생태지평상은 앞으로도 탈핵운동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뚜렷한 명분이 됐다. 에너지교육, 몽땅 햇빛교당, 생명평화탈핵순례를 통해 천지보은을 실현해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지난 2월 출범한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는 원불교환경연대를 중심축으로 외연을 계속 확장시켜 가는 중이라 교단의 기대가 크다.

이에 대해 이태은 사무국장은 "교단이 1980년대 후반부터 30여 년 동안 끊임없이 걸어왔던 반핵·탈핵의 역사가 있었기에 원불교환경연대가 지금 당당하게 '원불교는 탈핵입니다'라고 외칠 수 있다"며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햇빛에너지 생산자로 나선 지 3년 만에 100개 햇빛교당을 이룬 것처럼, 모두가 안녕한 낙원세상을 향한 끈을 다시 단단히 동여매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원신어워드 평화상에 선정된 소감에 대해 "원전 재난 영화 '판도라'를 보았다. 흔들리는 지구 위에서 위태롭게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에너지개벽운동으로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성헌 기자 jung@wonnews.co.kr
나눔상 / 원불교봉공회

울산 태화강 수해복구로 무아봉공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원불교봉공회가 원신어워드 나눔상을 수상했다. 올해 원불교봉공회는 이웃종교와 봉사연대, 적십자사와 협약, 노숙인 웹툰 출간 등 '원불교봉사활동'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써왔다. 그 중 원신어워드는 여름 치바 태풍 피해를 입은 울산 태화강 수해복구 활동을 올해 가장 고귀한 무아봉공으로 꼽는다.

피해 다음날 새벽, 강명권 교무는 강은호 팀장, 이정현 부장, 김경선 교무와 내려가 5일 동안 복구했다.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 태화강에 수위가 높아져 인근 가장 낮은 태화시장이 물바다가 됐다. 한 집은 물이 차오르는데 문을 열 수 없어 창문을 넘어야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즈음 광화문 사드 반대 명상회와 울산지구 훈련이 잡혀있어, 인력은 하루 20명이 다였다. 원불교봉공회는 "교당이나 기관에 피해가 없으면 돕지 않아도 괜찮다는 인식이 안타까웠다"고 돌아보며, 교화·교육·자선 3대 사업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사드 문제에 있어도 우리는 이웃종교나 지역민, 국민들의 관심을 호소한다. 그런데 막상 우리가 종교적 책임을 다하고 있나 돌아보자는 것이다."

원기102년 40주년을 앞둬 수상이 더욱 뜻 깊다는 원불교봉공회는 각 지역 봉공회와 관계를 강화하며, 다양해지는 재난에 대비하는 봉공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현장에 먼저 닿지만 지원이나 성금은 따로 움직이는 구조도 교단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다. 다른 봉공단체들과의 통합 등으로 현장 및 지원의 유연함과 일관성을 갖춰야한다는 것이다.

민소연 기자 minso@wonnews.co.kr
적공상 / 경남교구 동마산교당 김원복 교도

원불교 100년 안에 100번 법문사경 달성
최근 3년간 50명 입교연원


경남교구 동마산교당 복타원 김원복 교도(69). 어린 시절부터 기도생활을 해왔다는 그는 원기56년~96년 만 40년간, 〈원불교전서〉를 총 80번을 사경했고, 지난 2월에 만났을 때는 인터넷 사경 3년 개근에 정성을 다하고 있었다.

그는 여섯 살 때 금강경, 참회문을 다 외웠고, 아홉 살 때부터 어머니와 기도, 좌선을 시작했다. 유난히 글씨체가 좋았던 그는 초등학교 시절 서예반에서 활동하며 〈불교정전〉의 내용을 적어 학교 강당에 전시되기도 했다. 그때 〈불교정전〉 20번을 적었다는 그는 어머니와 함께 총부에 있던 정산종사도 만났다.

그는 "정산종사가 어린 나에게 '너는 서원을 뭘로 세웠냐'고 물었다. 그때 절대로 남을 원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원기56년 개교반백년기념식에 참석했는데 대산종사를 뵈니 눈물이 그렇게 나더라고 한다. 원기43년 통영교당을 찾은 대산종사께 "법을 담는 큰 그릇이 되겠다고 약속했는데 스스로 너무 해놓은 것이 없어 그해 10월부터 사경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그는 원기96년 몸이 많이 아팠고, 진주에서 마산으로 이사를 왔다. "동마산교당에 다니면서 인터넷 사경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그는 "새벽4시에 일어나 기도와 좌선 후 사경을 하는데 하루 8시간씩 할 때도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원신어워드 정진상 수상 소식을 듣고, 그는 "뜻밖의 영광이다. 내가 독자들에게 무슨 감동을 줄만했는지 모르겠다. 모두 사은의 은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그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했다. '원불교 100년 안에 100번 사경하기, 인터넷 사경 3년 개근하기, 경남교구에서 사경 3위 안에 들기'를 모두 완료한 것이다.

그는 올해 여름 대상포진이 재발해 몸을 쉬어야하는 공부를 하는 중이다. 전에는 양에 집중하는 사경이었다면 이제는 질에 집중하는 사경으로 자연스럽게 방향이 바뀌었다. 하루 1시간 정도, 법문에 깊이 들어가 보는 사경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인터뷰 때, 올해 10명을 입교시키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훌쩍 넘겨 21명을 입교시켰고 최근 3년간 50명에게 연원을 달았다.
"기도, 좌선, 사경을 해서 어떤 공덕을 얻겠다는 염원이 없다. 그냥 할 뿐이다. 잘 살다가 가고 다음 생에 잘 태어나기를 바랄 뿐이다"는 그에게는 사경이 기도고 선이다.

이은전 기자 sin@wonnews.co.kr

정진상 / 서울 강일고등학교 이진희 교사

봉사동아리, 100여 곳에 물품 지원
1천만원 장학금, 무명으로 수년째 지원

28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서울 강일고등학교 이진희 윤리교사를 취재한 건 지난 8월이었다.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에 나와 방학을 보내던 그는 사람들에게 EBS 수능 윤리강사로 잘 알려져 있었다. 〈질문하는 십대, 대답하는 인문학〉, 〈EBS 명강사와 함께하는 동서양 고전 100선-대학으로 가는 길〉 등 동료교사들과 함께 집필한 책도 다수일 만큼 그의 하루는 늘 바빴다.

창체 부장을 맡아 축제가 열리는 학기 초부터 쉴 틈이 없던 그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봉사동아리 활동에도 열정이 넘쳐났다. 그의 책상 주위에 가득한 수제 머리핀과 천연비누, 방향제 등이 그 증거다. 그는 "학생들이 직접 물품을 만들어 전국에 있는 보육원이나 노인복지관에 기증을 한다. '재능기부' 형식이라 모두 즐겁게 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봉사동아리 '사랑과 나눔'은 현재 100여 곳이 넘는 보육원과 복지관에 물품을 후원 중이다. 재료비는 벼룩시장을 통해 나온다. "처음에는 사비로 충당했는데 후원 단체가 많아지니까 감당이 안 됐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벼룩시장인데 덕분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강단 위에서 윤리를 가르치는 일이 그의 본업이라면, 생활 전반을 통해 교육을 실천으로 보인 그의 삶은 깊은 울림이었다. 게다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1년이면 천만 원이 족히 되는 장학금을 무명으로 수년째 지원하고 있으니, 본사가 뽑은 '원신어워드' 정진상에 이름을 올릴 수밖에. 그는 이번 선정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에 행복한 고민 중이라던 그. "올해 벼룩시장 실적이 좋아 이익을 좀 남겼다. 1천7백만 원 정도 판매수익을 내 봉사동아리 재료비(헤어밴드, 수제비누 등)와 활동비로 쓰고도 5백만 원이 남았다. 봉사자들이 미세먼지 속에서 어렵게 번 돈이라 정말 좋은 곳에 쓰고 싶다"며 즐거운 고민을 내비쳤다.

그의 부지런함과 열정에 '사랑과 나눔' 올해 실적도 높다. 연 인원 250명이 800시간을 채웠다. 이렇듯 학생, 단체, 어른들 할 것 없이 서로 도와 합력해 주니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본격적인 사회봉사에 앞장서고 싶다는 그의 꿈이 머지않아 보인다. 그에게 있어 봉사는 퇴직하고 노후에도 꾸준히 이어가고 싶은 '평생학습'이다.
강법진 기자 kang@w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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