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가장 불교적인 문화콘텐츠다"

▲ 주경 스님은 원불교가 스타 교무를 전략적으로 키워내 사회적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우리가 광장에 참여하든 하지 않든 그렇게 새로운 역사는 쓰여지고 있다. 광화문 광장과 가까운 곳에 마음의 쉼터가 있어 잠시 쉬어본다. 도심 마음의 쉼터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인 조계사다. 기자의 지친 마음을 다독여 주듯 훈훈한 인사로 살갑게 맞이해 주는 주경 스님. 〈불교신문〉 사장으로 봉직하고 있는 주경 스님은 "현대사회에서 불교만큼 좋은 가르침이 어디 있느냐"며 "종교를 떠나 최선의, 최고의, 가장 잘 사는 방법을 제시해 준 곳이 불교다"고 힘줘 강조했다.

주경 스님은 "한국불교는 남방불교에 비해 굉장히 열려 있고, 다양하면서도 폭이 넓다"며 "불교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은 정말 바보같은 삶을 산 사람이다. 불교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어서, 지금은 노력과 힘이 부족하지만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주경 스님과 나눴던 이야기를 문답형식으로 정리해 봤다.

- 〈불교신문〉을 소개해 달라

〈불교신문〉은 1960년 1월1일에 창간돼 불교 소식을 불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통합 대한불교조계종이 1962년에 출범했으니 그 이전부터 신문이 발간됐다. 한국 불교 현대사와 함께 해온 〈불교신문〉은 청담 스님을 비롯해 숭산 스님, 법정 스님 등 당대 고승들이 가꾸고 다듬어왔다. 청담 스님(전 조계종 종정)이 초대 발행인, 편집인, 사장이었다. 현재는 주 2회(매주 수·토요일) 대판으로 16면, 20면을 간행하고 있다. 뉴스강화, 속보성을 위해 10년 전부터 주 2회를 간행하고 있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으로도 구독이 가능하다.

- 구독자 관리는 어떻게 하나

조계종단의 기관지인 관계로 본사나 말사에서 기본적으로 구독자 관리를 해 준다. 하지만 개인 독자들에 대한 관리는 업무국 중심으로 꾸준히 하고 있고, 신경도 많이 쓴다. 구독자들이 대체로 어르신 층이 많기 때문에 가족포교에 취약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포교지로서 <불교신문>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신규 독자 발굴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어르신 구독자가 대다수이다 보니, 활자를 키워달라는 요청이 많다. 구독자 관리와 함께 중요한 것이 광고 수탁이다. 광고는 법공양이라고 해서 사찰이나 종단의 광고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 불교계 신문은 우리 신문을 포함해 7개 정도 된다. 지면과 인터넷신문을 포함한 숫자다.

- 기관지로 내적 갈등은 없었는가

기관지와 포교지로 역할을 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갈등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내가 오면서 확실하게 선을 그은 것은 불교계 신문이 여러 종류가 있어서 비판 기능이 충분하니 우리 신문은 기관지, 포교지로 방향을 잡았다. 우리 신문은 불자를 비롯해 관공서나 민간기업, 단체에도 많이 보내지고 있다. 포교지로서 거부감이 들지 않게 신문의 기조를 포교지로, 기관지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봤다. 지면 신문의 위기를 맞아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사업의 다각화, 인터넷신문 광고 수주, 인터넷신문 유료화 등을 고민하고 있다.

- 〈불교신문〉의 편집 방향은

포교지와 종단지로 독자들에게 신뢰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계종단의 종지를 확립하고, 정법(正法)을 전하기 위해 광고를 가려서 받고 있다. 교단의 정체성과 취지에 맞는 편집이 주안점이다. 그래서 사이비성 광고는 거절하고, 개인사적인 의견을 내는 광고나 정론과 정법이 훼손되는 광고도 사절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의 내용이 애매한 부분도 있어서 줄타기를 하기도 한다. 평소에는 별 이상이 없던 광고시장이 종단 총무원과 첨예한 대립을 한다든가, 사찰 간 분쟁, 지역 간 시비이해가 걸리면 참 난감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손해도 많이 본다.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종지와 다를 때는 다른 불교계 신문에 싣도록 권유한다.

- 편집국장에게 권한을 어느 정도 주나

내가 〈불교신문〉 주간(1년)을 하고 사장으로 승진한 첫 케이스라 신문사 내부를 잘 안다. 주간에게 편집회의 주재를 비롯해 편집권을 100% 다 주고 있다. 사장은 경영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고 있다. 대신 기사의 품질이나 빠진 기사를 체크하고 있고, 신문이 인쇄되기 전에는 검열을 하지 않는다. 업무국의 광고도 마찬가지로 경영에 필요한 부분만 체크하고 있다. 내 영역을 벗어나면 나도 피곤하고, 조직 자체가 흔들린다. 나는 사장을 오래 해봐야 4년이다. 신문사의 주인은 이곳에 근무하는 기자와 직원들이기 때문에 조직 중심으로 신문사를 운영하고 있다.

-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는가

지면 신문이나 잡지는 모두 어렵고 힘들다. 아니 생사 문제를 걱정할 수준이다. 불교계 여러 잡지가 있었는데 월간 〈불광〉만 남은 것만 봐도 언론계 현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불자 포교와도 연관이 있다. 부익부 빈익빈이 뚜렷한 사찰 분포도에서 알 수 있듯이 전체 사찰의 80%가 주지 스님의 역량으로 돌아가고 있다. 사찰의 영세화가 신문 구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주지 스님들의 역할이 점점 커지는 것도 외부 지원 없이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 3040세대 포교 전략이 궁금하다

대체로 불교는 젊은 층 포교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사교육이나 생활패턴을 보더라도 불교적 제도가 시대와 불화를 겪고 있다. 하지만 근래에 템플스테이가 불자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으면서 젊은 층, 3040세대, 가족 포교에 새 장을 제공하고 있다. 템플스테이를 경험한 사람들은 오묘하고 신비한 에너지를 체험한다. OECD가 최고의 문화체험 상품으로 소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현재는 2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폭발적이다. 템플스테이는 불교 호감도를 높일 뿐 아니라 심리적 도피처, 젊은 층과 소통의 통로가 되고 있다. 편안하게 절을 찾았다가 자연스럽게 종교적인 관심을 내보인다. 어쩌면 젊은 층 포교의 최전선이 템플스테이라 할 수 있다. 세계인들이 템플스테이를 통해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고, 한국불교를 새롭게 이해한 것은 또 하나의 덤이다.

- 문화적 전통의 넓은 폭이 부럽기만 하다

원불교는 문화적인 토양이 약할 수밖에 없다. 창교 시기가 짧아 종교문화를 만들어 가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다. 하지만 스타 교무를 만드는 것은 현대인들의 욕구와 잘 맞을 것 같다. 대중적 지지를 받는 스타 교무가 탄생하면 여러모로 이미지 개선과 포교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박청수 교무라는 걸출한 스타가 나온 뒤 이렇다 할 스타 교무가 보이지 않는다. 이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불교는 법륜 스님·혜민 스님·현각 스님 등 스타 스님들이 불현듯 나와 현대인들의 불교적 공백을 메워왔다. 물론 불교는 토양 자체가 지름지고, 겹겹산이다 보니 누가 어디서 뛰어나올 질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전략을 만들지 않아도 뜨고 지는 스타 스님들이 배출된다. 이런 부분에서 원불교는 환경, 시민활동, 복지 등 스타 교무를 전략적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현대인들에게 불교란 무엇인가

한국 현대의 정부 교육시스템은 서양, 기독교적인 기준으로 틀이 짜져 있다. 그러니 한국의 전통문화는 배제됐고, 가치나 철학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라. 불교만큼 좋은 가르침이 세상 어디에 있나. 현대인들이 불교를 모르고 산다면 그것은 정말 바보 같은 삶이 될 것이다. 현대인들은 구속되는 것을 싫어하고, 종교를 떠나 최선, 최고의 삶을 선택하려 한다. 가장 잘 사는 방법이 불교 안에 있다.
한국 불교는 남방 불교에 비해 굉장히 개방적이고, 철저히 수행 중심 문화를 전통으로 지키고 있다. 우리 종단의 노력과 힘이 부족해 포교가 생각만큼 잘 안되고 있지만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불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대중이 불교의 진수를 제대로 이해할 때 세상은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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