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광 교무/ 공군사관학교, 성무교당
병신년 마지막 주간이다. 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12개월이 지났다. 2016년을 한 주 남겨두고 스스로에게 자문해본다. "새해 아침에 다짐했던 계획과 희망이 아직도 내 안에서 생생하게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있는지, 그 계획과 희망을 얼마나 실천하며 살아왔는지." 결국 계획과 희망으로 시작해서 수많은 일들을 지내왔고 다시 계획과 희망을 평가하게 된다. 이에 나는 무엇을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연말이 되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볼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모두가 희망적이고 밝은 미래를 꿈꾸는 목표를 세우고 시작했었을 것이나 이에 대한 대답은 모든 사람들이 다 다를 것이다. 각기 목적도 다르고, 방법도 다르고, 그리고 가치도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남을 돕기 위해 돈을 버는데, 어떤 사람은 자기 집을 더 크게 짓기 위해 돈을 벌고,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주며 돈을 버는데,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며 돈을 번다. 이렇게 모두가 자기 자신에 있어서는 희망적이고 밝은 미래를 꿈꾸는 것은 같은데 결국 중요한 것은 그 가치에서 판단된다고 볼 수 있고 목표를 이뤘을 때의 그 결과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평가 될 것이다.

한 예화가 있다. 아주 오래 전 한 때에 큰 목표를 둔 두 사람의 수행자가 있었다. 두 수행자는 10년의 기간을 기약하고 수행에 들어갔는데, 한 사람은 물 위를 걸어가는 기적의 힘을 이루려고 노력했고, 다른 한 사람은 우주의 진리를 깨달아 마음의 자유를 얻으려고 노력했다.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의 수행이 마무리 되었고 그 결과 두 사람은 수행의 목표달성에 모두 성공했다. 이제 서로의 갈 길을 찾아 떠나기 위해 산에서 내려와 길을 가는데 강을 만났다. 그 강을 건너야만 서로가 원하는 길을 갈 수가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마침 초인의 힘을 얻은 수행자는 물 위를 걸어서 쉽게 강을 건너갔다. 하지만 마음의 자유를 얻은 수행자는 그렇게 할 수 없음에 어쩔 수 없이 배를 기다려야 했다. 초인의 힘을 얻은 수행자는 자기처럼 수행하지 않았던 다른 수행자를 비웃었다. 그래도 마음의 자유를 얻은 수행자는 편안한 마음으로 배를 기다렸고 배는 금방 도착해서 강을 건널 수 있었다. 배를 이용해 아주 편하게 강을 건너고 내리는데 그 배 삯은 15원이었다. 결국 물 위로 걸어가기 위한 공부를 10년 동안 한 그 사람의 수행가치는 15원 밖에 안 됐던 것이다. 가볍게 웃음을 주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살면서 어떻게 물질을 많이 취할지, 어떻게 건강을 오래 지킬지 하며 살아가지만 결국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왜 물질을 취하는지, 왜 건강을 오래 지키는지를 확실하게 깨닫고 살아가야 그 결과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 본다.

"중생은 영리하게 제 일만 하는 것 같으나 결국 자신이 해를 보고, 불보살은 어리석게 남의 일만 해주는 것 같으나 결국 자기의 이익이 되나니라"는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겨보며 따뜻하고 평안한 연말을 잘 마무리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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