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끝까지 환하게 깨달아
내 마음을 밝히고
땅의 덕을 기꺼이 맞이하여
내 몸을 세우노라
하늘 땅 인간의 만물이 하나로 돌아가니
오직 하나 그 가운데 또한 둘은 없도다.


훈산 이춘풍, 1876~1930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1〉



1930년대 변산에서 지은 것으로 유고집 <산중풍경>에 수록된 시이다.

대종사는 <선외록>에서 대각을 한 1916년 그해 겨울 "범현동(帆懸洞)에 있을 때에는 생사고락 그 이치며 우주 만물 그 이치를 억만 사람 많은 중에 내가 어찌 알았는고 생각하니 생각할수록 흥이 나서 하룻밤을 흥타령으로 앉아 세웠다"고 술회했다. 일원의 진리를 크게 깨치고 심독희자부(心獨喜自負)한 법열의 심경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훈산 선진 역시 그러지 않았겠는가 하는 심경이 느껴진다.

자송(自頌)은 스스로 기리는 노래이거나 마음의 깨친바 있어 지은 시 일 것이다. 깨달음의 기쁨과 만법귀일의 한 소식을 동시에 표현하며 대종사처럼 "도(道)를 알게 된 후로는 초동목수의 노랫소리도 나의 득도를 찬양하는 것 같고, 농군들의 상두 소리도 내가 알고 있는 이치를 노래하는 것 같았다"는 말씀에 동감을 하는 듯 단어만 다를 뿐 그 속뜻이 같음으로 느껴진다. 우리는 만물과 더불어 하나인 그 자리, 그 소식을 얼마나 표현하고 살고 있는가?

<둔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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