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계핵사고사〉 출판
대한민국 핵사고 720건 '매일이 기적'

원불교환경연대 총회를 닷새 앞둔 10일, 신간 〈세계핵사고사〉가 발행됐다. 저자 김신우 탈핵정보연구소장은 1년반여 만에 연구와 번역을 통해 이 책을 펴냈다.

김신우 소장이 니시오 바쿠 원자력 자료실 공동대표가 쓴 이 책을 만난 것은 원기99년 원불교환경연대 반핵 연수에서였다. 후쿠시마 "아시아 최고의 반핵 씽크탱크인 원자력자료정보실(CNIC)에서 마주한 이 책은 70년에 걸쳐 435개의 온갖 핵사고들이 망라돼 있는 사전과 같은 책이어서 번역이 꼭 필요했다"며 계기를 밝혔다.

미망인제조기, 피폭맨션, 일본 방사능 사나이 등의 공포스러운 사례들 중 그는 최근 영화 〈판도라〉로 관심이 커진 핵발전소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핵발전소가 전제하는 피폭노동이란 일정 비율의 노동자가 죽는다는 걸 각오하는 일이다"며 "작업자체가 목숨을 담보하며, 가동부터 십만 년을 감당해야 하는 폐핵연료를 알고 시작하는 일이다. 세상에 이런 사업이 핵 말고 또 있을까"라고 짚었다.

그는 이 책이 대한민국의 원전 위험 경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1978년 고리 1호기 첫 가동부터 현재까지 한국 사건사고 공식기록만 해도 720건이며 자잘한 사고나 트러블이 300번이다"면서 "'하마터먼' 싶은 사고가 29번 발생하면 1번의 대형사고가 발생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지는 수치다.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매일, 우리는 기적을 살고 있는 셈이다"고 밝혔다.

〈세계핵사고사〉는 원불교환경연대가 출판사 '자주달개비'를 설립하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이름을 지은 것도 김신우 소장인데, "자주달개비는 낮은 방사선에서도 즉각 반응하는 예민한 꽃으로, 세상의 핵산업을 고발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세계핵사고사〉를 의미있는 곳에 전달하는 한편 만화로도 출판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예민하지만 어디서나 잘 자라는 강한 자주달개비처럼 씩씩하게 핵사고를 경고하고 밝혀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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