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응주 교무/법무실
선을 행하면 아무리 두터운 죄업도 청정해진다

천지는 무심으로 주는지라 호리도 틀림이 없다



佛言- 人有衆過호대 而不自悔하야 頓止其心하면 罪來歸身이 猶水歸海하야 漸成深廣矣라 有惡知非하고 改惡行善하면 罪日消滅하야 後會得道也니라.

"부처님 말씀하시되 사람이 여러가지 허물이 있으되 스스로 회개하여 그 허물을 고치지 아니하면 죄가 몸에 돌아오는 것이 물이 바다에 돌아오는 것과 같아서 점점 깊고 넓음을 이루리니 어찌 능히 그 죄를 벗어나리요. 만일 허물이 있을진대 그 그름을 알고 악을 고쳐서 선을 행하면 죄업이 날로 소멸하여 반드시 청정함을 얻으리라."

사십이장경 5장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은 잘못이 있다면 참회하여 새로운 삶을 살 것을 다짐하고 그 잘못을 고쳐야 한다, 만일 고치지 않으면 죄는 더 깊어져서 벌을 피할 수 없다, 죄벌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자신의 잘못을 고쳐 악습을 행하지 않고 날로 선을 행하여 선업을 쌓는다면 아무리 두터운 죄업이라도 청정해진다라는 말씀이다.

보통 사람으로서 진리를 깨친 성자가 아닌 이상 잘못을 범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문제는 실수하고 잘못을 범했을 때 과거의 잘못된 생활을 버리고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하며, 나쁜 길임을 알았으면 그것을 과감히 버리고 좋은 길로 들어서려는 철저한 결심을 해야 할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죄가 몸에 돌아오는 것이 물이 바다에 돌아오는 것과 같아서 점점 깊고 넓음을…' 결국은 작은 죄라도 빨리 고치지 않으면 더 큰 죄를 짓게 돼 그에 따른 죄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모든 물의 종착지는 바다이듯이 잘못을 한 사람에게 죄벌이, 좋은 일을 한 사람에게는 선한 과보가 오는 것이 우주자연의 정칙(定則)이기 때문에 조금의 틀림도 있을 수 없다.

왜 어리석은 중생은 죄를 지어 놓고도 두려워하지 않을까?

첫째, 죄를 지어 놓고 바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는 것이다. 정산종사는 "하루 품삯은 곧 나오나 일년 농사는 가을에야 수확되듯이, 큰 이익은 늦게 얻어지고 큰 공부는 오래 걸리나니라. 복을 조금 지어 놓고 곧 안 돌아온다 하여 조급증을 내지 말고 계속하여 더 지으며, 죄를 지어 놓고 곧 안 돌아온다고 안심하지 말고 곧 참회개과하라. 한도가 차면 돌아 올 것은 다 돌아오나니, 꾸준히 방심하지 말고 공을 쌓으라"고 말했다.(〈정산종사법어〉 무본편 43장)

과일나무에 먹음직스러운 열매가 달리려면 결국 열매가 맺고 익어가는 시간이 경과돼야 하듯이 우리가 지은 잘못도 또한 거기에 상응하는 연(緣)을 만날 때 나타나게 된다. 달이 차면 기울 듯이 결국 모든 업의 조화는 연이 되어 나타나는 시간의 문제일 따름이지 결코 없어지지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자신이 지은 잘못을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사람이 주는 상벌은 유심으로 주는지라 아무리 밝다 하여도 틀림이 있으나, 천지에서 주는 상벌은 무심으로 주는지라 진리를 따라 호리도 틀림이 없어서 선악간 지은 대로 역연히 보응을 하되 그 진리가 능소능대(能小能大)하고 시방에 두루 있나니, 어찌 그를 속일 수 있으며 그 보응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요. 그러므로, 지각 있는 사람은 사람이 주는 상벌보다 진리가 주는 상벌을 더 크고 중하게 여기나니라."(〈대종경〉 인과품 5장)

범부 중생은 사람을 속여 넘어가면 벌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진리의 소소영령함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도 허공법계를 속이고 과보를 피해 갈수는 없다. 진리는 무심이기 때문에 호리도 틀림없이 그에 상응한 과보를 내린다. 인간의 법망은 피해갈 수 있어도 진리의 그물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국가의 크고 작은 사건에서 거짓 증언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와 다를 것이 없다. 본 사람이 없고, 관련된 증거가 충분하지 못해 인간이 만든 법망은 피해갈 수는 있지만 어찌 소소영령한 진리의 심판을 벗어날 수 있는가? 속여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진리를 모르는 가소로운 생각일 뿐이다.

인과의 이치는 어떻게 우리를 간섭하는가? '일원상 법어'에서 "인과보응의 이치가 음양상승과 같이 되는 줄을 알라"고 말했다. 우리가 선과 악으로 뿌린 씨가 원인이 돼 죄와 복으로 나타나는데 그 나타나는 원리는 오면 가고 가면 반드시 오는 순환불궁(循環不窮)하는 이치에 의해서 이뤄진다.

한평생 기쁨과 즐거움을 쫓아 몸부림치며 살지만 결국은 우리의 의지와는 달리 고락이 교차하면서 우리는 삶을 엮어 간다. 영원할 것 같은 괴로움도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고, 가슴 설레는 기쁨도 잠시 뿐, 때가 지나면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이 아닐까? 그래서 인생의 거친 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의지하는 신앙에 귀의하여 참회하고, 새로운 다짐 속에서 다시 새롭게 출발하고 싶어 한다. 참회란 우리의 영혼을 깨끗이 정화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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