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 진솔한 입장발표, 문제해결 완료까지 감찰기능 강화
교산 처리시 결의기구 준수, 해외교화 연구세미나 요청

원기100년 6월11일 감찰원은 제102회 감찰위원회를 열어 '치바법인 관련 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를 구성하고, 10차례의 조사위원회를 거쳐 8월31일 결과보고서를 냈다. 이듬해 2월 치바법인 대책위원회(이하 치대위)가 결성됐고 1년간 법인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교단은 지난 2월 치대위 소위원회를 결성해 마지막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위원장에는 백현린 국제부장, 위원에는 차광신 일본교구장, 류경주 기획실장, 이덕우 변호사, 간사에 박진수 교무가 맡았다. 현지 자문변호사에 니시까와가 예정돼 있다. 현재 일본 내 문제화 되고 있는 두 법인은 종교법인 원불교치바교당(대표 오까다, 치바법인) 종교법인원불교(대표 히라야마, 오까야마법인)이다.

어긋난 나기사석재와 교단의 관계

조사위는 결과보고서의 마지막 '정리 및 제언'을 통해 치바법인의 '매각'에 대한 판단, 치바법인 운영권 상실에 대한 책임, 기노시다 대호법 추존에 대한 문제, 치바법인 향후 처리에 대한 판단, 교정원의 해외법인에 대한 비전문성과 관리 소홀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교정원은 치대위를 구성해 지난해 2월~12월 실제적 해결에 나섰다. 치대위는 1·2차 회의를 거쳐 6월21일 일본 종교법인원불교의 대표역원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대표역원은 일본의 종교법인원불교는 한국의 원불교와 별개의 종교법인이므로 (원불교 중앙총부 교정원 국제부의) 지도, 피지도의 관계라는 인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오까다'라는 인물이 종교법인원불교의 종교활동을 자기방식대로 하는 것은 잘못된 점이 없다, 일본종교법인 원불교의 영원사업은 나기사석재사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치대위는 7월 3차 회의를 통해 법리적 대응을 검토하는 동시에, 조정근 원로교무에게 그동안의 경위와 '상호양해의 내용'을 촉구하는 대응이 필요함을 상의한 뒤 일본방문을 요청했다. 치대위는 일본 측에 9월 중 방문 일정을 전했으나, 9월8일 '면담 거절의 회답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대위는 조정근 원로교무, 차광신 교구장, 이군도 교무를 대동해, 일말의 협상 희망을 안고 12월14일 나기사석재를 방문했다. 이는 대화와 불공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었으나 그 효력을 거둘 수 없었다. 오히려 일본 측의 법적인 철저한 방어 태세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교정원은 12월 5차 회의 통해 향후 네 가지 법리적 방법을 강구하기로 하고, 차광신 교구장을 중심으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오늘에 이르렀다. 일본 측의 법적방어태세 사인을 늦어도 너무 늦게 감지한 교정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 치바법인으로 운영 중인 이치가와 메모리얼파크.
법리적 절차 앞둔 네 가지 방향

치바법인 사태의 해결은 쉽지 않았다. 치대위 5차 회의에서는 작은 가능성이라도 열어두고 일본 종교법인원불교의 '해산'과 '관련성 배제'를 목표로 논의했다. '해산'을 목표로 하는 경우, 현지의 종교법인법 위반사항을 입수해 해산 청구를 준비함으로써 주도권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지 조사 및 진행을 맡을 변호사 선임이 고려됐고, 지난 2월8일 교정원장은 니시까와 변호사(차광신 일본교구장 동석)를 만났다. '관련성 배제'의 경우는 명칭 및 정관, 목적 등을 변경하자는 것이다.

치대위 소위원회의 방향은 네 가지다. 법인 정상화를 통해 원래의 법인 관계 복원, 종교법인 환수, 종교법인 폐지, 교단과 관계없는 이름으로 법인명을 교체하는 순이다.

이덕우 변호사는 네 가지 방향에 대해 "문제 해결의 열쇠는 일본 법률을 기초로 일본에서 나기사석재나 오카다 등 일본측 입장을 압박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얼마나 수집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고 핵심을 짚었다. 유용한 자료가 수집된다면 합의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소득이 없을 경우 마지막 '교단과 관계없는 이름으로 법인명 교체'안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 변호사는 "현지 변호사와 자주 연락하며 대응하되, 자료 수집이 매주 지난한 일이므로 의뢰 후 방치해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고 피력했다.

소위원회의 입장과 여론 반응

이군도 교무는 원기81년 일본 종교법인원불교 담당교무로 발령받아 원기90년 9월 동경교당 리모델링을 마무리하고 국내로 복귀할 때까지 10년간 법인을 관리해 왔다. 그는 두 법인 사태에 대해 "해외교화 개척을 위한 당시의 판단을 전부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10여 년간 관계 속에서 마무리가 아쉬웠다. '대표이사 교체와 책임역원 선임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공의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이는 행정상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대위 소위원회 백현린 위원장은 3월14일 임시수위단회에서 그간의 진행상황을 보고하며 "향후 1년 동안 나기사석재의 불법적 종교활동을 조사한 뒤, 그 자료를 통해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백 위원장은 수위단회 보고 이후, 기자의 별도 질문에는 공식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류경주 위원은 "대책위는 법인의 정상화를 목적으로 1년간 활동했지만, 결국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고 본다"며 당시 척박한 일본 교화현실이 오늘의 사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현지 자문변호사와 소위원회 활동의 중심을 잡게 될 차광신 위원은 "기노시다가 원기99년 4월21일 사망하고, 9월 조 원로교무를 모시고 기노시다 히로에(기노시다 딸)를 만났다. 조 원로교무는 당시 인농·법농의 정신으로 잘해가자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그 자리에서 나는 치바교당 방문을 요청했지만 일본 측이 거절해 이후 다른 대안을 모색하지 못한 것이 치대위에서 가장 실기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차 교구장은 '법인의 정상화 가능성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결자해지하는 마음으로 책임 있는 사람이 문제해결에 앞장서면 된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일본 불교대학에서 유학한 원광대 원익선 교무는 "일본은 종교법인이 18만개이고, 그중 5천여 개가 휴면법인이다. 그 특권을 이용해 탈세가 끊이지 않고 있어 법적 장치도 마련돼 있다. 몇 년 전 한 종교법인이 탈세로 적발된 사건도 크게 보도됐다. 그런 면에서 나기사석재는 범죄까지는 가지 않은 듯하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기 때문에 종교법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놓쳤다. 이 사태를 보감 삼아 법인을 만들어 교화사업하려고 하지 말고 교화라는 원점으로 돌아가 절치부심해야 한다"면서 종교적 해결방식을 촉구했다.

혁신포럼을 통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온 나도국 원로교무는 이 사태의 원인으로 '수행풍토의 소멸'과 함께 '제왕적인 교단의 풍토'로 정리했다. "권력자들이 교만을 부리는 동안 삿된 아부꾼들이 사익을 추구했으며, 원로 교도들은 입을 닫았고 때로 등졌다"는 것이 그의 뼈아픈 참회다. 이제는 많은 부분이 드러났으니 "수위단회나 감찰원에서 조사·해결해야 한다"며 "법인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정신세계를 개벽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두 법인이 남긴 숙제

치바법인 사태는 지난 20년간 무능, 무책임했던 해외법인 부실관리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앞으로 교단은 종교법인 전문가육성과 책임행정, 교산의 적법한 처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치바법인 문제의 책임자의 진솔한 입장발표, 문제해결 완료까지 감찰기능 강화, 해외교화의 사례 및 연구세미나가 요청된다. 해외교화의 경제적 어려움과 인력수급의 결함 등은 비단 특정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본사는 치바·오까야마법인 사태를 기획하며 주위에서 보도의 시기성을 지적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치대위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 중인데 논란거리를 만들지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조사위와 치대위 활동 보고서 어디에도 당시 책임자들은 종교법인으로 영원사업하도록 승인하고서 제대로 된 관리체계를 왜 갖추지 못했는지에 대해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행정부서는 지난 10년간 법인을 방치했고, 문제제기가 됐음에도 조속한 대응을 왜 하지 못했는지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이에 본사는 치바법인 전모에 대한 진실을 묻고자 했다. 아울러 대책위의 법리적 해결 모색이 대중의 공감 속에서 조속히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기획을 마친다.

치바·오까야마법인 
설립부터 현재까지

 

원기65년

2월

오까야마 법인(대표역원 오끼) 설립

원기76년

8월

치바법인(대표역원 오근진) 설립

원기78년

4월

교정원 치바법인 인수, 김상원 파견

원기79년

6월

오끼, 오까야마법인 대표역원 
기노시다로 단독 교체

원기80년

3월 

원의회 상임위
오까야마법인 기노시다로 변경 승인

원기81년

1월

이군도 교무, 오까야마법인 
담당교무로 발령, 동경회관 봉불

원기82년

3월

하야시, 총부 방문해 
김상원 채무에 대해 변제 요청

10월 

원의회 상임위
기노시다 영원사업 협조 건 승인

원기85년

10월

치바교당 명의 공원묘지 허가서 발부(이치가와 메모리얼파크)

11월

종교법인 원불교치바교당 대표역원 변경(이철행→ 스즈키 켄이치)

원기90년

7월

조정근 교무, 기노시다측과 서약서 작성(원기94년까지만 원조금 지불)

9월

기노시다 원광대 명예박사학위 수여 
동경교당 리모델링, 이군도 국내 복귀

원기94년

1월

교당일람표에서 치바교당 삭제

원기99년

4월

기노시다 사망

원기100년

6월

치바법인 관련 조사위 구성 및 활동

원기101년

2월

치바법인 대책위 구성 및 활동

원기102년

2월

치바법인 대책위 소위원회 
구성 및 활동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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